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참 미스터리한 행보다.
두산 우완투수 이영하(25)는 2022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선린인터넷고를 졸업, 2016년 1차 지명자로서 화려하게 잠실에 입성했다. 2017시즌 적응기를 거쳐 2018년에 40경기서 10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28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즌 막판 꾸준히 선발등판하며 미래를 밝혔다.
2019년에 포텐셜을 폭발했다. 29경기서 완투 한 차례 포함 17승4패 평균자책점 3.64로 맹활약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144.5km에 위력적인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조합으로 두산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할만한 우완 에이스 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프리미어12 대표팀까지 선발됐다.
그러나 2020년부터 방황이 시작됐다. 2020시즌 42경기서 5승11패6세이브 평균자책점 4.64에 그쳤다. 2021년에도 35경기서 5승6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6.29였다. 2019년 다승 2위, 평균자책점 15위 투수의 역대급 추락이었다. 왜 프로선수에게 '3년 애버리지(최소 3년 정도 성적을 유지해야 그 수준이 그 선수의 애버리지로 통용된다)'가 적용돼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사례가 됐다.
2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2020년 8월29일 잠실 LG전부터 함덕주(LG)와 보직을 맞교대, 마무리투수를 맡았다. 9월 2승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0.73, 10월 2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1.42로 괜찮았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KT와의 플레이오프서 합계 4경기 평균자책점 제로로 완전히 부활하는 듯했다.
그러나 NC와의 한국시리즈 2경기서 ⅔이닝 6피안타 4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40.50으로 크게 무너졌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에너지 소모가 컸던 탓에 푹 쉬며 기다린 NC 타자들의 날카로운 스윙을 극복하지 못했다. 참사 수준이었다.
2021시즌에는 다시 선발로 준비했다. 그러나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폭 논란'이 불거졌다. 두산이 논란을 부인한 뒤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이영하로선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4월 한 달간 4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11.40으로 무너졌다. 2군을 왔다갔다했고, 8월까지 반전은 없었다.
결국 9월부터 중간계투로 전환했다. 구원으로 전환하니 또 괜찮았다. 9월 2승1홀드 평균자책점 1.42, 10월 2승1패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71. 포스트시즌서는 다소 기복을 드러내며 찜찜하게 시즌을 마쳤다.
좋았던 2019시즌과 방황했던 2020~2021시즌에 무슨 차이가 있었을까.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시즌에는 패스트볼 48.9%, 슬라이더 32.7%, 스플리터 13.1%의 비율이었다. 그러나 2020년에는 패스트볼 54.5%, 슬라이더 35.2%, 스플리터 6.7%였다. 2021년에는 패스트볼 62.6%, 슬라이더 29.8%, 스플리터 5.9%였다.
2019시즌 좋다고 평가 받은 스플리터의 비중이 2020년과 2021년에 크게 떨어졌다. 물론 구원으로 뛴 경기가 늘어지면서 패스트볼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2019년 0.247서 2020년 0.295, 2021년 0.313까지 치솟았다. 이영하의 패스트볼 제구 기복이 난조의 근본적 이유라는 평가가 많았다.
올해는 과연 어떨까. 두산의 미래, 나아가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 '선발투수 에이스'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한 유튜브 채널서 이영하를 올 시즌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2년간 실패했지만, 그래도 또 다시 믿어보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영하를 향한 두산의 믿음이 크다. 이젠 이영하가 보답할 때가 됐다.
[이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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