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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서울팝스오케스트라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해온 우크라이나인 주친 드미트로의 연주 모습(왼쪽)과 러시아군 침략에 맞서기 위해 고국으로 떠나 전쟁터에서 악기 대신 총을 들고 있는 모습.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제공}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내서 민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 연주자 3명이 귀국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조국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악기 대신 총을 들기 위해서다.
2일 서울팝스오케스트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 3명이 최근 자원입대를 위해 우크라이나로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1988년 창단된 민간 오케스트라로 72명의 단원이 활동 중이다.
2002년 입단한 콘트라베이스트 주친 드미트로(47), 2015년 입단한 비올리스트 레우 켈레르(51), 2016년 입단한 트럼페터 마트비옌코 코스탄틴(52)이 그 주인공이다.
[비올리스트 레우 켈레르(왼쪽)와 트럼펫 연주자 마트비옌코 코스탄틴.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제공]
세 연주자는 키이우(키예프) 국립음악원 출신의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다. 세 사람 중 제일 먼저 오케스트라에 입단해 20년 동안 오케스트라의 터줏대감 역할을 해온 드미트로가 다른 두 연주자에게 입단을 권해 한국에서 함께 활동해왔다.
하성호 서울팝스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는 "지난 1월 신년음악회 이후 우크라이나 출신 단원들이 연락이 안 돼 수소문을 하고 있었는데, 드미트로가 군복을 입고 총을 든 사진을 보내와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랫동안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한 핵심 단원들인데 나라를 지키러 갔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며 "평생 음악만 해온 쉰 살 전후의 사람들이 총을 들었다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애국자란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하 지휘자는 "드미트로가 떠나기 전 재직증명서를 떼어갔다고 하던데, 비행기표를 구하기 위해 대출을 받은 모양이다. 코로나19로 연주가 없어 그간 생활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사진을 보내온 이후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이 많이 된다.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란다"고 소망했다.
드미트로 씨의 아내이자 서울팝스오케스트라 바이올린 단원이었던 우크라이나 출신 나타냐 씨는 "3년간 어머니를 만나지 못해 남편의 우크라이나행을 말릴 수 없었다"며 "다행히 어머니는 폴란드로 대피했는데, 남편이 어제 하루 연락이 안 돼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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