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포항 멀티 플레이어 박승욱(24)이 전북 원정에서 '인생 패스'를 남겼다. 의도한 궤적이었지만, 받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몰랐다고 한다.
포항스틸러스는 2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3라운드에서 전북현대를 1-0으로 꺾고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이로써 2승 1패 승점 6을 쌓은 포항은 울산, 인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전북은 7위로 떨어졌다.
이날 포항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박승욱은 우측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윙어 정재희와 오른쪽을 라인을 책임졌다. 후반 29분에 이 둘이 작품을 만들었다. 후방에서 박승욱이 깔아준 낮고 빠른 레이저 패스가 정재희에게 향했다. 정재희는 퍼스트 터치로 송범근 골키퍼를 제치고 빈 골대에 결승골을 집어넣었다.
정재희의 원더골을 만들어준 장본인 박승욱이 '마이데일리(MD)'와 인터뷰를 나눴다. 박승욱은 골장면을 떠올리며 “앞에 재희 형인 줄 모르고 패스했다. 우리 팀 선수인 것만 알았다. 나중에 보니 재희 형이었다”면서 “제가 생각한 궤적으로 패스가 정확하게 날아갔다. 재희 형이 잘 받아줘서 득점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득점자 정재희는 “승욱이의 패스가 너무 좋았다”며 박승욱에게 공을 돌렸다. 박승욱은 “서로 잘 되려나 보다. 재희 형이랑 제가 선발로 오른쪽 라인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잘 맞을까 걱정했는데 재희 형이 너무 잘해줬다. 앞에서 알아서 다 해주니 저는 편했다”고 돌아봤다.
박승욱은 지난해 여름 K3 부산교통공사에서 포항으로 이적한 선수다. 정재희는 올겨울 K2 전남드래곤즈에서 포항으로 팀을 옮겼다. 비교적 최근에 합류한 멤버들이 합작골을 만들었다. 박승욱은 “좋은 사이클이다. 저도 작년에 실전 뛰면서 적응했다. 새로 온 재희 형, (박)찬용이 형, (윤)평국이 형 모두 실전 뛰면서 팀에 빨리 적응 중”이라고 했다.
3라운드를 모두 마친 현재 포항은 리그 3위에 있다. K리그 감독 및 축구계 관계자들의 전망과 다른 행보다. 많은 이들이 전북, 울산, 제주, 대구, 김천을 5강으로 꼽았고 포항은 중위권을 예상했다. 선수 보강 소식이 상대적으로 조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승욱은 “포항의 초반 흐름이 좋은 건 운이 아니다. 준비한 실력이다. 선수들 모두 동계훈련 동안 준비한 대로 잘 움직이고 있다”면서 “곧 모세스와 완델손도 합류하면 더 강해진다. 모세스의 훈련하는 자세, 움직임을 보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최근 팀을 떠난 강상우(28)의 조언도 들려줬다. “저와 비슷한 포지션인 상우 형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내가 하는 거처럼만 해’라고 하더라. 상우 형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따라하려고 했다. 어제 제 어시스트를 보고 ‘나보고 컸구나’라며 뿌듯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웃었다.
[사진 = 포항스틸러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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