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팬들이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 상당한 지도자 경력을 자랑한다. 그런데 2014~2015년 밀워키 블루어스 산하 더블A 헌츠빌 스타즈에서 감독을 맡아 우승으로 이끌면서 2016년에 메이저리그 밀워키에 올라왔다. 4년간 1루와 주루 코치로 일했다
이 기간 자연스럽게 야시엘 푸이그(키움)의 경기력도 직,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4일 키움과의 홈 연습경기를 앞두고 당시를 돌아보며 "야구라는 게임을 열정적으로 즐길 줄 아는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모르거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푸이그는 야구를 하면서 생기는 부담감을 즐기고 이겨낼 줄 아는 선수다. 그런 면이 기대가 된다. 팬들도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게 묘미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야구선수도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특히 연봉을 많이 받을수록 책임감이 커지고, 비판의 수위도 올라간다. 그게 숙명인데, 의외로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푸이그가 남다르다는 게 수베로 감독의 설명이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시절 각종 기행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야구를 보여줬다. 나이를 먹고 성숙해지면서 돌발 변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고흥에서부터 "순수한 선수"라고 했다. 훈련과 미디어 인터뷰를 할 때는 진지하지만, 그 외에는 가벼운 장난도 치며 팀에 잘 적응한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익살스러운 게시물도 적지 않다.
홍 감독은 "그동안 팀원들과 훈련하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예상대로 순수한 친구다. 팀원들과 잘 어울린다. 우려한 모습도 없고, 잘 적응하고 있다. 시즌 내내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푸이그는 4~5일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4일에는 왼쪽 시프트를 우측 내야안타로 뚫어내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했다. 5일에는 2루타에 볼넷까지 얻어내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푸이그도, KBO리그 투수들도 충분한 표본이 쌓일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
혹시 어떤 팬들은 시즌 중 푸이그의 약간의 돌출행동을 기대(?)할지도 모른다. 선을 넘지 않으면 일종의 볼거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푸이그를 지켜본 외국인 감독과 지난 1개월간 가까이서 지켜본 국내 감독의 시선은 다르다. 푸이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자신과의 싸움을 잘 하는 선수다. 그리고 순수하다. 우리는 아직 푸이그의 진짜 모습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푸이그.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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