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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첼시 팬들이 어긋난 타이밍에 응원 구호를 외쳤다.
첼시는 6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번리 원정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4-0 대승. 첼시는 4위 맨유와의 승점 차를 6점으로 벌리고 3위를 유지했다.
이날 경기 시작에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간이 있었다. 홈팀 번리는 전광판에 ‘FOOTBALL STANDS TOGETHER(축구로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라는 글귀와 우크라이나 국기를 배경으로 걸었다.
두 팀 주장 모두 우크라이나 국기 색으로 디자인된 완장을 차고 나왔다. 선발 선수 22명은 센터서클에 모여 침묵의 시간을 가진 뒤 박수를 쳤다. 번리 홈팬들도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쳤다. 이 경기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첼시 원정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이자,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이름을 연호했다. 최근 영국 정부가 러시아 기업을 제재하면서 로만 구단주가 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는데, 로만과의 작별을 고하며 그의 이름을 크게 외친 것이다.
타이밍이 어긋났다.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순간에 러시아 기업인의 이름을 불렀으니 말이다. 번리 홈팬들은 첼시 원정팬들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첼시 토마스 투헬 감독마저 기자회견에서 “그 순간만큼은 그러면 안 됐다. (전쟁을 반대하는) 연대를 보여줘야 할 때는 동참해야 한다.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모두 침묵하고 박수를 쳤어야 했다”고 말했다.
[사진 =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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