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승부수를 던진 거죠."
지난달 말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만난 박종훈과 문승원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얘기했다. 은퇴시기가 다가온 추신수가 현역으로 뛸 때 반드시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비단 두 사람만 그런 게 아니다. 다른 선수들, 구단도 같은 생각이다.
SSG는 베테랑이 주축이다. 특히 주전 야수 대부분 30대 중~후반이다. 1982년생 리그 최고령 선수(추신수, 김강민)를 둘이나 보유한 팀이다. 이 선수들의 기량이 쇠퇴하거나 계약이 마무리 되기 전에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현재 주축들의 계약이 마무리되거나 기량이 떨어지면 리빌딩을 해야 한다. 그러면 팀 전력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SSG는 윈나우로 확실하게 방향을 잡았다. 30대 선수 4명에게 비 FA 다년계약을 안겼다. 박종훈에게 5년 65억원, 한유섬에게 5년 60억원, 문승원에게 5년 55억원을 선사했다. 그리고 8일 김광현에게 4년 131억원을 쐈다. 비 FA 4인방에게만 331억원을 투자했다.
김광현, 박종훈, 문승원은 토종 선발진의 강력한 3대장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5~6월에 돌아온다. 본인들은 팀의 우승을 위해 올해부터 피치를 올릴 기세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토미 존 수술의 특성을 감안, 보수적으로 바라본다. "1년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올 시즌보다 2023년에 초점을 맞췄다. 어쨌든 이들이 3~4년간 팀 선발진을 이끈다.
한유섬은 최정을 뒷받침하는 거포다. 지난해 외야수 OPS 2위였을 정도로 내실이 있는 타자다. SSG랜더스필드를 떠날 이유가 없었다. SSG 역시 그를 필요로 했다. 한유섬과 최정은 추신수, 최주환 등과 함께 3~4년간 팀 타선의 핵심을 맡는다.
아울러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만 무려 5명이다. 추신수가 16년간 1652경기, 이반 노바가 11년간 240경기, 윌머 폰트가 6년간 96경기, 케빈 크론이 2년간 47경기, 김광현이 2년간 35경기다. 이걸 합하면 37년, 무려 2070경기.
특히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이자 출루 분야에서 한 획을 그었던 선수다. 노바도 메이저리그 통산 90승을 자랑한다. 특히 후반기에 김광현~노바~폰트~박종훈~문승원이라는 올스타급 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 이름값, 스펙으로는 역대급이다. 박종훈과 문승원의 부침을 대비, 베테랑 노경은과 오원석, 최민준, 이태양, 신인 윤태현 등이 대기할 수 있다.
다년계약을 맺은 베테랑들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추신수가 몸 담고 있을 때, 폰트와 노바, 크론이라는 믿을만한 외국인선수가 모인 2022시즌이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의 적기다. 이 분위기에 김광현이 화룡점정을 찍었다고 보면 된다.
사실 추신수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다. 스스로도 2021시즌만 하고 끝낼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추신수를 정신적 지주로 여기는 SSG 선수들의 우승을 향한 의지는 상당하다. 이제 김광현 영입으로 업계에서 진지하게 우승후보로 평가 받는다. 류선규 단장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승부수를 던진거죠"라고 했다.
물론 계약규모와 과거 스펙이 현재의 전력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특히 노바와 크론은 뚜껑을 열어보지 않았다. 다만, 정상적으로 기량을 발휘하고, 부상이나 나쁜 변수만 잘 관리하면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다. 타 구단들도 오프시즌 막판 대형 보강을 해낸 SSG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위에서부터 김광현, 추신수, 박종훈과 문승원.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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