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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가성비 갑의 역사는 계속될까.
키움 새 외국인투수 타일러 에플러의 몸값은 고작 40만달러다. 올해 KBO리그 10개 구단에서 뛸 30명의 외국인투수 중 가장 낮은 몸값이다. 실제 에플러의 스펙을 보면 별 볼일 없다. 더블A와 트리플A 평균자책점이 4.91, 4.91이었다.
요즘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선수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다. 심지어 2021시즌 워싱턴 내셔널스 산하 트리플A 평균자책점은 7.75였다. 최저몸값은 당연히 이해가 되고, 키움이 왜 데려왔는지도 알 수 없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키움은 믿는 구석이 있다. 우선 에플러는 지난해 투수코치의 요청으로 팔 각도를 의도적으로 낮췄다. 이게 실패하면서 성적이 나빴다는 게 본인 설명이다. 커터가 없어서 슬라이더의 각을 극대화하기 위해 팔 각도를 낮췄다. 그래야 패스트볼까지 살 수 있다는 진단이었다.
처참하게 실패했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흐트러지는 약점이 두드러졌다. 결국 에플러는 다시 팔 각도를 원래대로 올려서 시즌을 준비 중이다. 빠른 공을 보유한 투수가 아니다 보니, 제구의 일관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다행히 올 시즌 KBO리그는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선언했다.
키움에서의 출발이 좋았다. 에플러는 4일 한화와의 대전 연습경기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했다. 좀 더 투구수를 올리고 투구내용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그래도 첫 실전서는 불안한 모습이 없었다. 팔 각도를 올리며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확실한 토종 에이스가 없는 팀이라면, 외국인투수는 1~2선발을 맡는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에플러를 1~2선발로 보지 않는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와 안우진이 1~2선발을 맡으면 에플러가 3~4선발 역할만 해줘도 만족한다는 뜻이다.
에플러로선 오히려 부담 없이 시즌을 치를 수 있는 환경이다. 고액연봉을 받고 KBO리그 적응에 실패해 떠난 외국인선수는 너무나도 많았다. 키움만 해도 에디슨 러셀이 처절한 실패를 맛봤다. 성공은 연봉 순은 아니다.
키움은 지난해 한화에서 방출된 이용규를 1억원에 영입, 대성공했다. 이용규는 키움 주전 좌익수와 테이블세터를 맡아 전성기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 성적을 냈다. 올 시즌 연봉 4억원으로 다시 대접 받는다. 키움은 에플러가 지난해 이용규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길 바란다.
에플러는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불펜투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홍원기 감독은 "아직 실전서 많이 던지지 않았지만, 날리는 볼이 없고 스트라이크 존으로 형성된다. 무브먼트, 제구 모두 평균 이상 좋게 나온다. 실전 ,시범경기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에플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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