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명분(名分)과 실리(實利).
메이저리그에서도 3선발 안에 들어가는 실력과 구위를 가지고 있는 좌완 김광현(34)이 친정팀 SSG 랜더스로 전격 복귀하면서 KBO리그가 요동치고 있다.
SSG 랜더스는 단숨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설정할 만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그야말로 2018 한국시리즈 SK 와이번스 우승 ‘에이스’의 귀환이다.
외국인 트레이 힐먼 감독이 이끈 SK 와이번스는 당시 페넌트레이스 2위를 해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3승2패로 따돌리고 1위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했다.
SK는 2위를 했지만 두산과의 승차가 무려 14.5게임이나 나서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SK는 3승2패로 앞서며 시리즈를 6차전까지 이끌었다.
11월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6차전은 한국시리즈 역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SK의 선공으로 9이닝 동안에는 4-4로 승패를 가리지 못해 결국 연장 13회까지 가서 SK는 1점을 뽑아 5-4로 리드를 잡았다. 당시 한동민(현 한유섬)이 9회초 두산 좌완 유희관으로부터 우중간 솔로 홈런을 뽑아냈다.
13회말 수비. 2일 밖에 쉬지 못한 김광현이 팀의 7번째 투수로 마무리를 위해 나섰다. 두산 대타 백민기 2루수 직선타구, 양의지(현 NC)는 3구 삼진, 그리고 박건우(현 NC)를 4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뒤 양손을 들어 만세를 불렀다. SSG 랜더스의 전신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우승의 영광을 지킨 김광현이다.
2019시즌을 마치고 SK 와이번스 구단주의 통큰 배려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2년 계약 기간을 마치고 지난 해 11월3일 자유계약선수가 됐을 때 그가 KBO리그로 복귀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최근까지도 뉴욕 메츠,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영입 대상 투수로 메이저리그 언론에서도 주목했다.
SSG 랜더스 구단은 김광현이 지난 시즌 후 귀국하자 편안하게 만남을 가졌을 뿐 김광현의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존중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코로나 19 팬데믹 사태로 자신이 치른 2시즌 동안 겨우 35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으나 2020시즌 3승 무패, 지난해 7승7패로 2년간 10승7패, 평균 자책점 2.97의 수준급 성적을 올리고 있던 김광현으로서는 KBO리그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명분이 필요했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에이전시는 거물 에이전트 존 보그스가 이끄는 ‘JBA 스포츠’이다. 지난 12월2일 단행된 메이저리그 직장폐쇄(Lockout)로 인해 김광현의 새 팀을 찾는 업무를 중단하고 있었으나 분명히 많은 준비를 해놓았다. 김광현도 양해를 구해야 했다.
그 명분을 외부 요인과 SSG 랜더스가 만들어주었다. 외부적으로는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가 길어진 것이다. 스타급 선수들 사이에 일본프로야구 행 얘기도 나돌았다. 야시엘 푸이그가 메이저리그를 포기하고 키움 히어로즈와 계약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SSG 랜더스는 이대호, 나성범(이상 최대 150억원)을 뛰어 넘고 투수로는 라이벌인 양현종(103억원)과도 큰 차이가 나는 4년 총액 151억원을 안겨줬다. 김광현의 실리는 KBO리그 40년 역사상 최고의 대우였다.
김광현의 SSG 랜더스 복귀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하나를 얘기해주었다. 계약 기간 6년을 원했을 것이라고 했다. 6년이라면 200억원 규모가 된다. 그러나 김광현은 SSG 랜더스의 배려와 야구팬들에 대한 진심을 담아 4년 151억원에 흔쾌히 사인을 했다.
[사진=SSG]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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