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양재 박승환 기자] "짊어진 짐이 무거운 것 같다"
KBO는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컨퍼런스룸에서 2022년 4차 이사회에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을 제 24대 KBO 총재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KBO 총재직은 지난 2월 8일 정지택 총재가 돌연 사임을 발표한 이후 줄곧 공석이다. KBO는 신임 총재 선출을 위해 지난달 18일 2차 이사회에서 10개 구단의 추천을 받기로 결정했다.
KBO 총재 후보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이사회 재적이사 3/4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지난 2일 3차 이사회에서 총재 후보로 거론된 인물이 재적이사 3/4의 동의를 얻지 못했고, 총재 후보 선출은 4차 이사회로 밀렸다. 그리고 4차 이사회에서 허구연 위원이 3/4 이상의 찬성을 받으며 총재 후보로 뽑혔다.
일단 첫 관문은 넘었다. 이제는 총회의 결정이 필요하다. 허구연 위원이 KBO 총재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총회에서도 3/4의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지난 정운찬, 정지택 총재도 최종 승인 단계인 총회는 서면으로 진행된 가운데, 허구연 위원의 경우에도 총회가 서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허구연 위원이 야구인 출신 최초로 제24대 총재로 선출된다면, 임기는 2023년 12월 31일까지다. 정지택 전 총재가 임기 중 사퇴를 했기 때문에 보궐 선거를 통해 뽑힌 새로운 총재의 임기는 정지택 전 총재의 잔여 임기까지다.
11일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허구연 KBO 총재 후보는 "아직까지 총회 승인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조심스럽다"면서도 "짊어진 짐이 무거운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허구연 위원은 총재 후보로 추천됐던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는 "지난 3차 이사회 전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사회가 끝난 뒤 표가 많이 나왔다는 기사를 접했고, 많은 구단이 표를 줘서 놀랐다. 그리고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한국 야구가 어려운데, 구단이 나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허구연 총재 후보는 '팬 퍼스트'를 외쳤다. 그는 "총재를 맡게 된다면 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팬이다. 팬 퍼스트를 통해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하겠다"며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팬 흡수가 어려워진다. 중장년층과 MZ 세대를 모두 공략해야 한다. 전문성을 갖고 치밀하게 준비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로 스포츠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허구연 총재 후보는 "잠실구장의 경우 광고 수익이 약 180억원으로 안다. 하지만 LG와 두산은 각각 21억 5000만원씩 밖에 못 가져가고, 나머지는 서울시가 가져간다. LG와 두산이 없다면, 잠실구장에 광고가 붙겠나. 지자체가 왜 자꾸 갑질을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프로 스포츠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행정 규제에 대해 정부나 의회, 지자체에 목소리를 내겠다. 구단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허구연 총재 후보는 "임기가 내년 말까지다. 너무 많은 욕심을 갖기보다는 현실적인 것들부터 필요한 것에 힘을 쓰겠다"며 "그동안 여러 총재님을 모셨는데, 조언을 구하면서 주어진 기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허구연 KBO 총재 후보(첫 번째 사진), KBO 이사회(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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