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유진형 기자]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안감힘을 쓰며 배트를 휘둘러본다. 시원하게 맞은 타구가 홈런이 되지 못하고 펜스에 맞고 떨어진다. 간간이 나오는 홈런에 선수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한다.
리모델링을 마친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배팅 훈련을 하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모습이다.
다른 구장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타자 친화적이었던 사직야구장이 홈플레이트를 뒤로 당겨 좌우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가 기존 95m에서 95.8m로 길어졌고 중앙 펜스까지는 118m에서 120.5m로 길어졌다. 거기에다가 외야 담장 높이도 높아졌다. 기존 외야 담장 높이도 4.8m로 가장 높았는데 6m까지 담장 높이를 올렸다.
이제 웬만한 타구로 홈런이 나오긴 쉽지 않아졌다. 완전히 투수 친화적 구장으로 바뀌었다.
11일 오전 롯데 선수들이 배팅 훈련을 했다. 이대호, 전준우, 정훈, 안치홍이 같은 조로 배팅 훈련을 먼저 시작했다. 30여 개의 배팅볼을 타격했지만 이대호, 전준우, 정훈이 각각 1개씩의 홈런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가장 먼저 홈런을 친 전준우는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성을 질렀고 라이언 롱 타격코치도 포옹하며 축하해 줬다. 다음 타석에 이대호가 힘껏 잡아당겨봤지만 펜스를 맞고 떨어지는 타구가 많았다.
롯데 타자들은 "홈런 치기 어렵다"고 외치며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했다. 예전에는 파워를 갖춘 타자라면 빗맞은 타구도 넘어갔는데 이제는 정확히 맞추지 않으면 넘어가지 않았다.
'조선의 4번타자'로 불리는 이대호도 겨우 1개의 홈런만을 기록한 뒤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계속 펜스를 맞고 떨어진다는 제스처를 하며 동료들과 이야기했다.
다음 타격 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한동희와 이학주만이 각각 1개의 홈런만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배팅볼 타격인데도 홈런이 나오면 축하해 주는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낯선 롯데의 훈련 풍경이었다.
한편 올 시즌 롯데는 높고 넓어진 사직야구장에 맞게 팀 컬러에 변화를 주려 한다. 투수력과 수비력에 중점을 두고 공격에서는 장타보다는 정확한 타격과 뛰는 야구를 추구하려 한다.
바뀐 야구로 30년 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던 롯데가 올 시즌은 어떤 성적을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높고 넓어진 외야펜스 때문에 배팅 훈련 분위기가 바뀐 롯데.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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