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투수의 이름을 보고 타석에 들어가면 진다."
김광현(SSG)과 양현종(KIA)의 KBO리그 복귀 첫 시즌 성적이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들과의 승부가 궁금하다. 흥미로운 건 두 사람이 리그 최고 교타자 이정후(키움)에게 상당히 약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이정후는 좌우투수를 가리지 않고 잘 치는 타자다. 김광현은 이정후를 상대로 통산 19타수 10안타를 허용했다. 피안타율은 무려 0.526. 삼진 세 차례를 잡았으나 3루타 한 방도 포함됐다.
양현종도 이정후에게 고전했다. 통산 39타수 14안타 피안타율 0.359에 5타점을 내줬다. 2루타 두 방, 3루타 한 방이 포함됐다. 삼진 세 차례를 잡았으나 볼넷도 두 차례 허용했다. 이 정도면 두 사람 모두 이정후에게 홈런을 맞지 않았던 게 다행이다.
김광현은 2019시즌 이후 3년, 양현종은 2020시즌 이후 2년만에 이정후를 다시 만난다. 그 사이 메이저리그를 경험하며 더욱 노련해졌다. 이정후도 지난 1~2년간 성장했다. 작년에는 타율 0.360으로 타격왕에 오르며 KBO리그를 평정했다.
이들은 SSG, KIA, 키움의 간판투수와 타자다. 한 시즌 동안 16차례 맞붙는데 만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SSG와 키움이 17~18일 고척 시범경기, KIA와 키움이 24~25일 광주 시범경기서 만난다. 양현종과 김광현의 등판 순번이 맞아떨어지면 이정후와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이정후는 두 선배투수를 존중하되, 승부는 지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드러냈다.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치고 "두 선배님은 원래 좋은 투수인데 더 좋아졌을 것 같다. 미국에서 고생하셨고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한다"라면서도 "맞대결만큼은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설 것"이라고 했다.
이정후는 명언을 남겼다. "신인 시절부터 투수가 누구든, 아무리 에이스라도 똑같은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 투수의 이름을 보고 타석에 들어가면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부터 지고 들어가면 승산이 없다"라고 했다.
즉, 이정후가 김광현, 양현종에게 강한 비결은 김광현, 양현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냥 왼손투수를 상대한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물론 특유의 컨택 능력이 두 투수를 버겁게 했지만, 마인드부터 확실히 남다르다.
이정후는 "선배님들을 올 시즌에 만나게 되면, 처음 상대했을 때처럼 '좌투수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오히려 김광현과 양현종의 반격이 궁금하다.
[이정후(위), 김광현과 양현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