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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안태현이 배신하고 자수하는 모습들이 작품의 큰 흐름에 영향을 끼치다 보니, 제가 이 역할을 해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난달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고스트 닥터'에서 흉부외과 펠로우 4년차이자 차영민(정지훈)의 후배로 분한 안태현 역의 고상호가 밝힌 종영 소감이다.
극 중 안태현은 스승 영민을 배신하는 선택을 하며 뜻밖의 빌런으로 거듭나는 듯했으나 생사를 오가는 영민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물론 경찰에 자수하는 것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반전을 넘나들고 인과응보 엔딩까지 선사한 '고스트 닥터'의 키플레이어였다. "마지막회에서 그동안 차영민이 안태현을 위해 애썼다는 게 밝혀지는데, 결국 경찰에 자수를 하고 마지막 대사로 '믿어주시고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해요. 신의를 저버린 안태현을 말 그대로 믿고 살려준 차영민에게 하는 고백과도 같은 말들이 더 안쓰러워서 마음에 많이 남았어요."
의학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 거대병원 외과의 양호준 역을 고상호가 연기했다. 그는 "의학드라마는 여전히 어렵다는 걸 또 한 번 느꼈지만 한 작품씩 해낼 때마다 여유가 약간씩 생기는 것 같다"며 "이전까지는 눈 앞에 있는 상황을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고 신경 썼다면,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주변 상황들도 둘러보면서 더 전체적인 그림을 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와중에 "수술신은 촬영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는데 어떨 때는 나도 모르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술을 하고 있더라"면서 "순간 진짜 의사가 된 듯 수술을 잘 해냈다는 뿌듯함이 들었다"고도 했다.
같은 의사 역할이었지만 분명한 차이도 있었다. "양호준에게 의사 가운이 명예를 위한 재킷의 의미였다면, 안태현에게 그것은 의사가 가진 소명 그 자체를 보여주는 유니폼 같았다"며 "안태현은 잘못된 선택에 대한 죄책감에 짓눌리고 결국 개과천선까지 하기 때문에 더 짠하고 안쓰럽게 느껴졌다"는 고백이다.
전작은 tvN 드라마 '빈센조'이고 정인국으로 분했다. 공교롭게 또 다시 주인공을 '배신'하는 설정이다. 고상호는 "연달아 비슷한 결이 있는 인물을 맡는다는 게 당연히 부담스럽고 어려웠는데, 선역이 있으면 악역도 항상 따라오기 마련"이라면서 "어떤 역할이든 제가 작품에 도움이 된다면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인데, 그런 모습들을 인상 깊게 봐주시는 것 같아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정지훈과의 호흡도 자랑할 만하다. 그는 "지훈이 형은 어릴 때 나의 우상이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형을 만났을 때 기분이 묘하더라"며 "형은 현장 분위기를 정말 즐겁게 이끌어줬다. 리더처럼 배우들과 스태프를 챙기는 모습에 많이 배웠다. 그러다 촬영에 들어가면 금방 차영민으로 몰입하는데 그 순간 몰입도가 너무 대단하고 멋있게 느껴졌다"며 칭찬을 늘어놨다.
'고스트 닥터'를 끝마친 고상호는 다시 무대로 돌아간다. 차기작으로 오는 4월 22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차미'를 준비 중이다. "안태현과는 180도 다른,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란 건 확신합니다. 여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선배 역할을 맡았는데, 사랑받는 역할이 오랜만이라 저도 기대가 돼요.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 = 피엘케이굿프렌즈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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