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리그에 '발야구' 바람이 분다.
지난해 도루 부문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는 올해 팀 컬러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양 팀은 올해 뛰는 야구를 보여주겠다는 심산이다. 뛰는 야구는 단순히 도루만 노리는 것이 아니다. 뜬공이 나오거나 안타가 나왔을 때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통해 한 베이스를 더 전진해 득점력을 높이고 더 많은 찬스를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리스크는 있다. 발야구는 부상의 위험이 높고 체력 소모가 크다. 또한 주루사, 도루자의 발생으로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KIA(장타율 10위, 팀 홈런 10위)와 롯데(팀 홈런 6위)는 큰 한 방을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줄고 있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기동력이다.
김종국 KIA 감독은 사령탑을 잡는 순간부터 발야구를 강조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 또한 마찬가지다. 서튼 감독은 지난해 시즌 중 지휘봉을 잡게 됐을 때에는 팀 컬러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준비 과정에서부터 선수들을 지휘할 수 있게 되면서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주문했다.
지난해 팀 도루 3위(109개)를 기록했지만, 장타율(0.341)에서 KIA 다음으로 순위가 좋지 않았던 한화 이글스도 마찬가지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올해는 과감하되 무모하지 않는 주루 플레이를 하자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며 "특히 마이크 터크먼이 첫 실전에서 보여준 과감한 주루 플레이가 매우 좋았다"고 칭찬했다.
KIA와 롯데, 한화는 스프링캠프에서 주루 플레이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연습·시범 경기에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지 못하면 정규시즌에서는 적극적인 플레이가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KIA와 롯데, 한화 선수들은 연습·시범경기를 통해 새로운 팀 컬러에 적응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KIA다. KIA는 박찬호, 김도영, 김태진, 이우성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틈'이 생기면 뛰는 모습을 시범경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롯데는 타 구단에 비해 시범경기에서 도루 수치는 높지 않지만, 이대호가 뜬공 타구에 태그업을 할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화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15일 롯데전에서 9회초에만 이원석, 장운호, 장지승, 이성곤이 도루를 만들어 낼 정도로 과감하되 무모하지 않은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야말로 KBO리그에 발야구 바람이 불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주루 플레이'라는 말은 쉽지만, 실천에 옮기는 것을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를 잘 활용한다면, 득점력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KIA와 롯데, 한화가 올 시즌 기동력 야구를 통해 지난해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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