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다이애나 왕세자비 비서에게 '사기 인터뷰' 사과하고 배상

[사진:영국 공영방송 BBC 본사. /AFPBBNres]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영국 공영방송 BBC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비서에게 과거 사기 인터뷰와 관련해 사과하고 상당한 금액을 배상했다.

BBC는 17일, 지난 1995년 마틴 바시르의 사기로 성사된 BBC 프로그램 '파노라마' 인터뷰로 인해 다이애나비의 전 비서 패트릭 제프슨이 입은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제프슨은 다이애나비를 기리며 배상금을 어린이 호스피스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25년도 더 지나서 마침내 이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결론에 도달해서 안도가 된다"고 밝혔다.

BBC는 다이애나비의 동생 찰스 스펜서 백작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인터뷰 성사 배경을 두고 의혹이 이어지자 퇴직 대법관인 존 다이슨 경에게 조사를 의뢰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BBC는 25년 전 보도했던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인터뷰에 대해 공식 사과를 표명했다. 이는 당시 BBC 기자가 특종을 따내기 위해 위조된 서류를 보여줘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인터뷰에 응하게 만들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사진설명:지난 1988년 11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정전 기념일에 참석한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모습. /AFPBBNews]

문제의 인터뷰는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1995년 10월20일 오후8시 BBC 방송에 나와 찰스 왕세자의 불륜을 처음으로 폭로한 것이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당시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생활은 (그의 내연녀인 카밀라 파커 볼스를 포함해) 항상 3명이 함께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승마 교관인 제임스 휴잇과 혼외 정사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의 폭식증과 우울증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인터뷰는 당시 5800만 영국 인구 중 약 2300만명이 생방송으로 시청했을 만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왕실과 사전 상의없이 인터뷰에 나갔던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이듬해 찰스 왕세자와 이혼을 했고, 1997년 8월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BBC 회장인 리처드 샤프는 "보고서의 조사 결과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면서 "BBC는 용납되기 어려운 잘못을 저질렀다. 우리는 이 역사적 진실을 피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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