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저도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박병호는 지난해 12월 말 KT와 3년 30억원에 전격 계약했다. 키움이 박병호를 적극적으로 잡지 않았고, 박병호도 KT의 제안에 환경을 바꿔 부활을 노려보자고 판단했다.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제 몫을 하지 못했고, 마음고생도 심했다.
한 물 갔으며,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평가까지 들었다. 자존심 상할 법한 얘기였지만, 프로는 성적으로 얘기해야 하기에 반박할 말도 없었다. KT에서도 마찬가지다. 3년 30억원 몸값을 해내려면 결국 홈런과 장타로 말해야 한다. KT가 박병호에게 원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슈가 있었다. 17일 수원 KIA전서 첫 출전, 3타수 무안타에 삼진 두 차례를 당했다. 그로나 18일 수원 KT전서는 KIA 윤중현의 변화구를 잇따라 공략해 좌월 2루타와 좌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잠시 쉬었지만 컨디션에는 큰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박병호는 "시범경기라도 해도 안타가 안 나오면 불안한 건 사실이다. 큰 의미 없지만, 조금 마음을 가볍게 가질 수 있는 날이었다. 몸이 무거웠는데 운동량을 늘리며 시즌을 준비 중이다. 기장 캠프에서 준비했던 게 잘 나왔다기보다 김강 타격코치님, 조중근 타격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했다"라고 했다.
김 코치와 조 코치가 박병호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박병호는 "대화를 꾸준히 하면서 서로 공감대를 찾았다. 예전 좋았던 시절처럼 잘 할 수 있다고 믿어주셨다. 그러면서 캠프 마지막에 좋은 모습이 나왔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마음이다. 사람이 움츠러들면 좋은 동작이 안 나온다"라고 했다.
두 타격코치와 이강철 감독이 박병호에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배려를 많이 해주고 있다. 박병호는 "마음이 편안해지니 예전에 장타를 칠 때의 모습을 몸이 기억한다. 그걸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해주셨다"라고 했다.
그리고 강백호와 새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가 3번과 5번 타순에서 박병호를 감쌀 전망이다. 라모스는 시범경기부터 맹타다. 박병호는 "감독님이 라모스가 컨택이 되는 타자라서 더 자신 있게 휘두르라고 한다.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가려고 한다. 좋은 타자들과 대화하면서 배우며 도움이 된다. 외국인선수는 기량을 떠나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중요한데, 라모스는 그런 측면에서 팀에 잘 어울리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대화를 해도 괜찮은 선수인 것 같다"라고 했다.
강백호, 라모스 효과를 등에 업고 시너지를 내고, 지난 2년간의 부진을 떨쳐내며, KT의 통합 2연패를 이끄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박병호는 "앞으로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여러 투수를 상대해봐야 한다. 이번 시범경기가 늘어나면서 타자 입장에서 여유가 있다"라고 했다.
[박병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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