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리그는 2022시즌이 상당히 중요하다. 침체된 한국야구가 부흥하느냐 더욱 가라앉느냐가 결정되는 한 해이기 때문이다.
방역수칙 위반 논란에, 도쿄올림픽 참패, 일부 선수들의 반 사회적 행위까지. 가뜩이나 KBO리그는 지난 수년간 '도덕불감증'에 시달려왔다. 결국 KBO리그 팬들은 지난 몇 년간 쌓여온 피로감이 폭발했다.
뜨거웠던 FA 시장을 거쳐 시범경기의 문이 열렸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나. 역대급 스펙을 가진 야시엘 푸이그(키움)의 입성에, 양현종(KIA)의 전격 복귀, 시범경기 기간에 김광현(SSG) 컴백이라는 깜짝 뉴스까지.
빅 스타들이 KBO리그 흥행몰이를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쳤다. 여기에 그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하며, 소비자 중심의 마인드를 가진 허구연 해설위원이 KBO 총재로 부임한다. 한국야구 부흥에 이보다 좋은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강정호라는 암초가 터졌다. 키움은 위재민 대표이사 체제로 구단을 정비했다. 그러면서 강정호 복귀를 은밀하게 타진했다. 최저연봉으로 계약까지 이끌어냈고, 18일 KBO에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했다.
KBO가 임의탈퇴를 해제하는 즉시 강정호의 1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가 적용된다. 2020년 6월 이미 한 차례 복귀를 시도했다가 무산됐을 때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받은 페널티다. 즉, 강정호의 키움 합류는 2023년 3월이다. 내년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할 수 없다.
강정호는 미국에 체류 중이다. 사과 기자회견을 하러 국내에 한 차례 들어올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중요한 건 강정호의 사과와 2019년 8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의 방출 이후의 반성, 자숙에 대한 팬들의 생각이다. 한 번 더 기회를 줄만 하다는 의견보다, 진정성을 의심하는 의견이 훨씬 많다. 그렇지 않고선 음주운전을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하기 어렵다.
키움은 강정호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이 있는 듯하다. 그러나 프로 구단은 개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굴러가면 안 된다. 프로스포츠의 주인은 팬이다. 팬심을 거역하는 구단에 미래는 없다. 강정호의 복귀는 부활 가능성을 타진하는 KBO리그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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