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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초보 사령탑'KIA 김종국 감독은 내야 수비 라인을 어떻게 해야할 지 많은 고민이 있는 듯 하다. 김도영이라는 '슈퍼루키’가 팀에 합류한 덕분에 김종국 감독은 기존 내야수를 이동할 것인지 아니면 김도영을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3루수로 투입할지 여러가지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17일 김종국 감독은 “3루수로 김도영이 뛰었지만, 류지혁, 박찬호도 지금 유격수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포지션으로 기용해볼 생각이다. 여러 포지션에 써보고 어떻게 하면 우리 팀의 전력을 극대화를 시킬 수 있는 지 (남은 시범 경기동안) 점검을 해볼 것이다. 일단 김도영은 유격수든 3루수든 간에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지켜볼 생각이다”고 밝혔다.
김감독이 신인인 김도영은 일단은 주전으로 계속 기용하면서 프로 무대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다는 것은 확인이 됐다. '제2의 이종범' '슈퍼루키'라는 수식어처럼 시범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 생산능력, 도루 능력 모두 인정을 받고 있다.
문제는 수비이다. 포지션에 대해서 김 감독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유격수에 김도영을 계속해서 기용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김종국 감독은 “박찬호와 김도영이 유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이지만 김도영이 3루수로도 갈수 있다”며 “반대로 박찬호가 유격수로 갔다가 다른 포지션으로 갈 수도 있다. 선수들에게 더블 포지션 (스프링캠프동안) 훈련을 시켰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점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말 김종국 감독으로서는 좋게 말하면 '양손에 떡'을 쥐고 팀 전력에 가장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듯 하다.
하지만 반대로는 김 감독 입장으로서는 분명히 좋은 기량을 갖춘 김도영이지만 기존의 수비가 좋았던 유격수 박찬호를 3루수로 돌리기에는 아직은 김도영이 미덥지 않다는 그런 의미이기도 하다.
선수시절 방망이보다는 그래도 수비가 좋았던 김 감독이기에 방망이보다는 수비를 잘하는 선수에 대한 믿음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도영은 지난 5일 KT와의 연습 경기에서 9회말 평범한 땅볼을 잇달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기에 김감독으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정규리그에서 경기 후반 사소한 실책 하나가 승패를 뒤집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에 김종국 감독으로서는‘더블포지션’이라는 대비책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비라는 것이 한 포지션이 아니라 유격수-3루수를 왔다 갔다하는 더블 포지션을 하다보면 더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신인에게는 더더욱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김도영은 신인이다. 빨리 프로무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심어줘서 제기량을 발휘하도록 해야한다. 시즌 초반 분명히‘유격수 김도영’은 실수를 할 게 뻔하다. 실수가 없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신인에게는 무리한 희망이다.
그렇지만 시즌을 길게 본다면 루키에게 고정 유격수를 맡겨줌으로써 자신감을 갖도록 하고 시즌후반에는 안정된 수비로 이어지게 하는 것은 어떨까. 더 멀리 장차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할 유격수 계보를 이어나가도록 하면 어떨까.
'방망이보다는 글러브질이었던' 김종국 감독이 누구보다도 그런 심정을 잘 알듯하다. 앞으로 ‘슈퍼루키’가 ‘제2의 이종범’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초보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과연 김종국 감독이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되는 정규시즌에서 ‘슈퍼루키’를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해진다.
[KT와의 연습 경기에서 연속 실책을 범하는 김도영.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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