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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참으로 야속할 수밖에 없다. 역대급 시즌을 보낸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2019-2020시즌에 이어 또다시 1위 확정의 축포도 터뜨리지 못했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21일 "회의를 통해 리그 조기종료와 리그 축소 진행 등 여러 안을 놓고 심도 있게 논의했고, 오늘(21일) 흥국생명과 GS칼텍스 경기를 끝으로 여자부를 조기 종료키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OVO는 올해 코로나19 매뉴얼에 '2개 구단 이상이 엔트리 12명을 채우지 못할 경우 리그를 10일 중단한다'는 조항을 만들었다. 여자부는 지난 2월 1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한차례 리그가 중단됐다.
리그 재개의 기쁨은 길지 않았다. 3월 11일 또다시 리그가 멈춰 섰고, 중단일이 26일을 넘어가면서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여자부 각 팀의 단장들과 논의 끝에 매뉴얼을 깨고 정규시즌을 정상 진행, 포스트시즌 일정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KOVO는 기존의 매뉴얼까지 어겨가면서 리그를 진행하고자 했지만, 세 번째 중단 앞에서는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었다. KOVO는 21일 리그를 조기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올 시즌 우승팀은 없으며, 5라운드까지의 순위를 반영해 1위 현대건설, 2위 한국도로공사, 3위 GS칼텍스, 4위 KGC인삼공사, 5위 IBK기업은행, 6위 흥국생명, 7위 페퍼저축은행으로 마무리됐다.
이같은 결정이 가장 아쉬운 팀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개막전부터 12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12월 7일 한국도로공사에게 패하면서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고, V-리그 단일 시즌 최다 승리(28승)와 승점(82점), 최다 연승 기록(15연승)을 달리며 '역대급' 시즌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러나 리그가 첫 번째 중단을 맞으면서 현대건설의 계산이 꼬이기 시작했다. 현대건설은 정규시즌 1위 확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4일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고, 도로공사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연달아 패하며 시즌 첫 연패를 경험했다.
절치부심한 현대건설은 3월 1일 도로공사와 리벤지 매치를 통해 다시 1위 확정을 노렸으나, 2-0으로 일방적으로 앞서던 경기를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면서 또다시 1위 확정이 불발됐다. 현대건설에게는 여전히 기회가 남아있었지만, 코로나19는 그 기회도 모두 빼앗았다.
현대건설은 2019-2020시즌에도 1위를 질주하던 중 코로나19로 리그 조기종료를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양효진은 지난달 22일 15연승을 거둔 후 "그 때(2019-2020시즌)에도 우리 팀이 1등이었다"며 올 시즌 1위 확정과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 시즌 1위 확정까지 승점 1점을 앞두고 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축포조차 터뜨리지 못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V-리그 여자부 역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우승은 커녕 1위도 자력으로 결정짓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참으로 야속하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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