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잠실에서 오래 야구하고 싶어요"
LG 트윈스 송찬의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에 우익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핫' 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2018년 입단한 송찬의는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잠실구장에서도 훈련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단단히 사고를 치고 있다.
송찬의는 시범경기 8경기에서 무려 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메이저리그에서 90승을 거둔 이반 노바도, 지난해까지 세인트루이스에서 뛴 김광현도 송찬의에게 일격을 당했다. 그리고 24일에는 이영하를 상대로 시범경기 6호포를 쏘아 올렸다.
송찬의는 1-1로 팽팽하게 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선발 이영하의 5구째 132km 바깥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겼고, 빨랫줄 같은 타구는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는 115m. KBO리그에서 가장 넓은 구장인 잠실도 송찬의의 물오른 타격감에는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잠실에서 첫 경기를 화려하게 치른 송찬의는 "타 구장이든, 홈이든 같은 마음으로 경기에 임한다. 홈에서 처음 경기를 치르다 보니 조금 긴장도 됐다. 첫 타석에서 (이)영하 형의 볼에 나만의 존을 설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떨어지고 좋은 볼이 들어오더라"며 "두 번째 타석에서는 존을 재설정하고 들어갔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말 그대로 물오른 타격감의 비법은 무엇일까. 송찬의는 스스로 설정한 자신만의 존을 꼽았다. 그는 "나만의 높이를 설정하고 직구에 타이밍을 맞춘 뒤 그보다 높게 오면 변화구라고 정립을 해 놓는다"며 "낮은 볼은 최대한 치치 않으려고 하고, 높게 오면 과감하게 치려고 한다. 그리고 현재 타격감과 타이밍이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KBO가 지난 2002년 시범경기 기록을 공식적으로 집계한 이후 KT 김지열(개명 전 김사연)과 함께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 중이다. 남은 경기에서 1개의 홈런만 더 쳐도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송찬의는 "기록은 몰랐다. 타석에서도 홈런을 의식한 적은 없다. 내 스윙을 하려고 노력하고, 타이밍을 맞추는데 집중을 하고 있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1군 진입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너무 좋은 타격감이 시즌 중에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불안하지는 않을까. 송찬의는 "시즌 때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감을 유지할 수 있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1군 무대는 지금도 꿈꾸고 있다. 긴장도 디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찬의는 "최근 축하도 많이 받고, 부모님께도 연락이 많이 온다고 하더라. 뿌듯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이렇게까지 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준비했던 것이 잘 나오고 있어서 더 열심히 하는 중이다. 야구를 하는 것이 너무 좋다. 잠실에서 오래 야구를 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LG 트윈스 송찬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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