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홈런을 치고 홈 쪽으로 가는 게 익숙하지 않지만…"
'150억원 사나이' KIA 나성범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홈런을 쳤다. 지난 24일 시범경기 광주 키움전서 3-1로 앞선 2회말 2사 3루서 키움 타일러 에플러의 2구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리자 여지 없이 우중간 담장을 넘겨버렸다. KIA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원하는 모습이었다.
나성범은 스프링캠프 대외 연습경기에 나서지 않고 개인적으로 컨디션을 올려왔다. 김종국 감독은 나성범을 비롯한 베테랑들에겐 철저히 개인의 루틴을 존중했다. 나성범은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연습경기서 타석 수를 채워온 동료들과 달리, 실전이 부족해 특유의 날카로운 타격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키움과의 홈 2연전 이전까지 20타수 4안타 타율 0.200 3타점 4득점에 불과했다. 그러나 24일 경기서 홈런 포함 시범경기 두 번째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25일 경기서는 3안타 3타점 2득점이라는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런 나성범은 24일 경기 후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에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아직은 어색하더라. 원정 경기였을 땐(NC 시절) 저쪽(1루)으로 빠지고 그랬는데 홈 베이스를 밟고 다시 홈 팀 쪽으로 가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도 많은 홈런을 치면서 익숙해지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홈런 장면을 다시 보면, 득점 이후 홈플레이트에서 대기 중이던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3루 덕아웃으로 가는 장면이 나온다. NC 시절에는 홈을 밟고 1루 원정 덕아웃으로 가면 됐는데, 이젠 득점 이후 3루 덕아웃으로 가야 한다. 보통 홈 팀이 1루 덕아웃을 사용한다. 그러나 KIA는 다른 구단들과 달리 3루 덕아웃을 사용한다.
타자가 홈런을 치고 홈을 밟은 뒤 자연스럽게 쭉 걸어가면 1루 덕아웃이다. 반면 득점 후 3루 덕아웃으로 가려면 방향 전환을 한번 해야 한다. 이 부분이 어색했을 수 있다. 아무래도 아직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많은 경기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적응하는 과정이다.
지금부터 페이스를 서서히 올리면, 내달 2일 LG와의 페넌트레이스 개막 2연전에 맞춰 100% 컨디션을 만들 수 있을 듯하다. 어차피 진짜 승부는 그때부터다. 다만, 시범경기 첫 홈런에 연이틀 멀티히트를 생산하면서 좀 더 홀가분하게 남은 4경기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나성범은 갸티비에 "시범경기서 홈런이 나올 때도, 안 나올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시즌에 들어가서 홈런이 안 나온 경우는 없었다. 단지 빨리 홈런이 나와야 마음이 편안하겠다는 생각은 했다. 마침 좋은 타구가 나와 편안했다"라고 했다.
앞으로 홈런을 많이 치고, 득점도 많이 하면 3루 홈 덕아웃이 어색할 일도 사라질 것이다. 150억원 특급타자가 그렇게 진짜 타이거즈맨이 돼간다. 첫 홈런 소감이 올라온 영상은 하루가 지났지만, '갸성범'이라며 응원하는 댓글이 많이 달려있다.
[나성범.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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