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저한테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2000년대 이후 한국야구 왼손 에이스 계보를 양분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SSG 랜더스). 두 사람은 한솥밥을 먹은 적도 없고 행보도 판이했다. 동산고를 졸업한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에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뛰며 KBO리그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이후 알다시피 LA 다저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메이저리거로 생활한다. 어느덧 메이저리거 10년차다. 한국에서 뛴 시간보다 미국에서 보낸 시간이 길다.
안산공고를 졸업한 김광현은 류현진보다 1년 늦은 2007년에 입단했다. 무려 2018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뛰고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옮겼다. 2년간의 메이저리그 경험을 마치고 올 시즌부터 SSG 랜더스에서 뛴다.
즉, 류현진과 김광현은 국가대표팀이 아니면 이렇다 할 접점이 없었다. 두 사람 개인적으로는 절친한 관계이지만, 앞으로도 대표팀이 아닌 곳에서 한솥밥을 먹긴 어려워 보인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2년 계약이 남아있고, 선수생활 마지막은 친정 한화에서 장식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김광현은 이변이 없는 한 SSG에서 은퇴한다.
그래서 현역 야구선수들 중 아마추어, 프로를 통틀어 류현진, 김광현 모두와 함께 뛰어본 선수는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SSG 우완투수 이태양이 눈에 띈다. 이태양은 2010년 한화에 5라운드 36순위로 입단한 뒤 2020시즌 도중 SK로 트레이드 됐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고, 올해부터 김광현의 동료다. 이태양은 김광현과 대화를 통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이미 두 사람이 왜 대단한 투수인지, 무슨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는지 파악한 상태다.
이태양은 26일 시범경기 인천 SSG-두산전이 취소된 뒤 "광현이 형과는 그렇게 오래 해보지 않았다. 며칠 안 됐지만, 얘기를 하면서 알아가고 있다"라고 했다. 25일 인천 한화전 투구내용을 두고 김광현과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태양은 "광현이 형은 절대적 에이스다. 훌륭한 선수다. 투수진에 중심축이 생긴 느낌이다. 2년간 미국에 다녀왔으니 배울 점도 있다. 좋은 팀 메이트를 만났다. 이게 나한테 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태양의 시선에 김광현은 투구 폼만큼이나 성격도 시원시원하다. "파워풀 하고 역동적이지 않나.폼에서부터 성격이 나타난다. 시원시원한 성격이다"라고 했다. 반면 류현진을 두고서는 "폼이 부드럽고, 제구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라고 했다.
역동적이면서 부드럽고 제구까지 된다면, 투수에겐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이태양도 "투수로선 둘 다 갖고 싶고, 꿈꾸는 것이다. 대화를 나눠보니 두 투수가 왜 대단한지 알게 됐다. 이 투수들은 어떤 식으로 야구를 한다는 걸 느낀다"라고 했다.
두 거장에게서 나온 공통점은 역시 제구다. 투수는 제구력이 뒷받침돼야 생존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이태양은 "형들이 미국에서도 160km을 던지는 투수도 많은데 첫째는 제구라고 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태양도 이번 시범경기서 순항 중이다. 시즌 초반 박종훈과 문승원이 없을 때 대체 선발투수로 활약할 준비를 한다. 과거에는 류현진을 벤치마킹하고 자신의 노하우를 채워나갔다면, 이젠 김광현이라는 또 다른 길잡이가 생겼다.
이태양은 "우리 팀에 훌륭한 형들이 있다. 작년에는 (추)신수 형이 야수 중심을 잡았고, 광현이 형이 투수진이 중심을 잡아준다. 투수와 야수 모두 추진력이 생길 것 같다. 그런 힘을 느낀다"라고 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위), 이태양(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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