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할 물방망이 야생마…KBO리그 정복 빨간불? 게임은 시작도 안 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범경기는 시범경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타율 2할은 큰 의미 없다.

키움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는 시범경기서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13경기서 30타수 6안타 타율 0.200 3타점 1득점. 장타도 2루타 한 방 뿐이다. 급기야 26일 고척 NC전에는 본인의 요청으로 결장했고, 타격훈련을 집중적으로 소화했다. 27일 경기서는 1안타를 기록했다.

한화와의 대외 연습경기서 시프트를 무너뜨리는 안타도 쳤고, 시원한 장타도 날렸다. 그러나 시범경기 개막과 함께 긴 침묵모드다. 타격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등 전형적으로 밸런스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자신의 폼을 찾아나가는 과정이다. 홍원기 감독은 일찌감치 푸이그에게 적응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기량만 발휘하면 KBO리그 정복 가능성은 충분하다. 스펙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KBO리그가 절대 무시 받을 리그도 아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올스타급 외야수로 뛴 선수라면 KBO리그에서 잘 할만한 역량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루틴을 정립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일단 지명타자 기용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메이저리거 시절 오랫동안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에 몸 담았다. 일단 우익수로 꾸준히 뛰면서 자신의 좋았던 루틴을 찾고, KBO리그 현실에 맞게 수정하는 과정이다.

시범경기 성적이 페넌트레이스 성적과 무관하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모의고사를 잘 친 학생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법이다. 한편으로 푸이그 정도의 선수라면 긴 수능에서 반등하고 본색을 드러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투수들도 푸이그를 알아가겠지만, 푸이그 역시 투수들에게 적응할 시간이 있다.

여전히 푸이그는 그라운드에서 진중하며, 야구에 대한 여전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스프링캠프에서 그를 살뜰히 보살피던 에이전트는 떠난 상태다. 그러나 푸이그에겐 그를 도울 타격코치들과 동료들, 프런트가 있다.

네임밸류가 높아 조금만 부진해도 팬들과 언론에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크긴 하다. 그러나 이미 그런 삶에 익숙한 선수다. 누구보다 KBO리그에서의 성공과 메이저리그 재진입에 대한 꿈이 확고한 선수이기도 하다.

결국 철저히 자신과의 싸움이다. 아직 수능은 시작도 안 했으니 시간은 충분하다. 적당한 여유와 긴장감을 갖고 남은 1주일을 보내면 된다. 본격적인 승부는 4월2일 페넌트레이스 고척 롯데전부터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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