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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 유주 정 통신원]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 자리에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일 협상 참석 이후 독극물 의심 증상을 앓았음에도 아랑곳않는 태도로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이다. 영국 안팎에선 “이미지 개선을 위해 애쓰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지시간 29일 복수의 영국 매체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양국의 5차 평화 협상에 참석했다. 넥타이를 생략한 양복 정장을 입고 헤드폰을 쓴 모습이었다.
아브라모비치의 옆자리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대변인 이브라힘 칼린이 앉았다. 매체들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 과정에서 중재자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인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도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자국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엔 아브라모비치가 이달 초 협상에 참석한 직후 독극물 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그는 동행한 우크라이나 측 인사 두 명과 같은 증상을 앓았는데, 안구 충혈 및 통증, 피부 표피 탈락 등에 시달렸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 취재원의 말을 인용해 “이번 공격은 평화 협상에 반대하는 러시아 강경파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현재 건강을 대부분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목숨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아브라모비치가 평화 협상에 계속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두고 영국 안팎에선 여러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아브라모비치의 측근에 따르면 현재 그의 관심은 오로지 평화 협상에만 쏠려 있다고 한다”며 “물론 그는 대중적인 이미지를 재건하려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영국과 유럽연합 등지의 제재를 받는 상황이다. 입출국도 제한되고, 제재 대상 지역 내 자산도 모두 동결된 상태다. 그의 주력 자산이었던 첼시는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앞서 아브라모비치가 매각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들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을 당시에도, 스포츠 평론가들 사이에선 “그는 어디까지나 이익을 도모하는 사업가일 뿐”이라는 회의적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사진 = AFPBBNews]
유주정 통신원 yuzuj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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