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양재 김진성 기자]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까.
KBO가 키움의 강정호 임의해지 요청을 사실상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키움은 지난 18일 KBO에 기습적으로 임의해지를 요청, 강정호와 올 시즌 3000만원에 계약한 사실까지 발표했다. KBO는 열흘 넘게 임의해지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허구연 총재는 29일 취임 기자회견서 "심사숙고하고 있다. 여러 각도에서 조명하고 있다"라고 했다. 허 총재가 강정호 복귀가 불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내놓은 발언들을 종합하면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는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
우선 KBO는 허 총재의 지시에 따라 상벌위원회의 메뉴얼을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 작업이 어느 수준인지, 언제부터 적용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회원사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도 필요하다.
허 총재는 음주운전, 마약, 폭행, 금지약물 등에 대해 굳이 상벌위원회가 열리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확실하게 메뉴얼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나 형평성 논란이라는 말을 듣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KBO가 실제로 상벌위원회 메뉴얼을 정비하더라도 2020년 6월에 기존 규정을 적용 및 발표한 유기실격 1년, 사회봉사 300시간 제재를 백지화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강정호의 음주운전 삼진아웃 시기를 고려할 때 소급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총재 직권 조항들을 검토해 키움의 강정호 임의해지 요청 자체를 무효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KBO가 끝내 임의해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키움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고형욱 단장은 "KBO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다. 말은 이렇게 해도 내부적으로 플랜B를 준비했다고 봐야 한다. 판, 검사 출신 대표이사가 버티는 팀이다.
결국 KBO와 키움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흐른다. 양측 모두 여론을 의식해 극도로 말을 조심하지만, 마지막 절차는 법정 공방이다. 키움으로선 2년 전 당시 규약에 따라 제재를 받은 선수에게 갑자기 새로운 기준 혹은 총재의 권한 등을 통해 더 엄격한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KBO도 그에 맞는 논리를 찾으려고 할 것이다.
야구 팬들이 지켜보는 싸움이다. 실제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경우 시간만 길어지고 리그 흥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건 확실하다. 반면 일각에선 어차피 강정호 이슈는 네거티브이니, 이 기회에 법의 힘을 빌려 KBO가 확실하게 정의를 바로잡길 바라는 시선도 있다.
과연 회원사와 회원사를 이끄는 기구 간의 법적 분쟁이 실제로 벌어질까. 이 사건은 장기전으로 접어든다.
[강정호(위), 허구연 KBO 총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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