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양재 김진성 기자] "떠나봐야 지자체가 느낀다."
한화 이글스의 홈 구장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신구장 건설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하고 새 구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철저작업 자체가 무산됐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 및 요직을 노리는 대전 지역 여야 정치인들의 견해가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KBO 허구연 총재는 '허프라'라는 별명답게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중, 장기적으로 제대로 된 인프라 구축이 기본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문제는 정치인들이 각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야구장 건립을 두고 이전투구를 벌이며 자신의 세력 과시 혹은 정치적 샅바싸움을 한다는 점이다.
허 총재는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야구회관 7층 컨퍼런스룸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서 "4월10일에 대전을 방문한다. 얘기를 들어보고 상응하는 입장을 밝히겠다. 신구장에 대해 후보들이 다 공약을 넣었는데, 4년이 지나서 갑자기 후보가 바뀌었다며 문제를 걸고 넘어지는 건 스포츠를 정치 논리로 이용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산은 1600억원이 확보돼있다. 그곳에 건립돼야 한다. 예전에 총재님들이나 지자체에 '구단에 대해 갑질하고 소중함을 모르는데 왜 거기에 있어야 하나, 떠나야죠. 떠나봐야 지자체가 느낀다'라고 한 적이 있었다. 광주 시장, 대구 시장에게 'KIA가 광주, 삼성이 대구 떠나면 됩니까'라고 했다. 그랬더니 '안 되죠'라고 하더라. 그러면 '야구장을 왜 안 짓나요'라고 했다"라고 했다.
허 총재는 지자체의 갑질이 심하다면 구단이 연고지를 떠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화가 대전을 떠나봐야 대전시와 대전 정치인들이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KBO리그가 아무리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여전히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허 총재는 "총재의 권한이 있으니 한번 떠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 팬들이 얼마나 화를 내고 정치인들에게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KT 농구단이 부산에서 수원으로 떠나면서 KT도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연고지 이전은)총재권한으로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야구인 KBO 총재가 취임하면서 지자체와 KBO, 지자체와 구단의 관계에 미묘하게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흐름도 감지된다. 실제 허 총재는 잠실구장 광고수익 배분 이슈에 대해서도 서울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서울시가 LG와 두산으로부터 대관료를 받는 상황서 광고수익까지 지나치게 가져간다는 생각이다.
허 총재는 "빈 스컬리를 원했지 버드 셀릭을 추구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영원히 해설가로 남고 싶어했지만, 회원사들과 야구계의 뜻을 받아들여 행정에 발을 디뎠다. 허 총재는 "행정을 시작했으니 임기 중에는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KBO 허구연 총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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