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허구연 KBO 총재는 29일 취임식에서 자신을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에 올라온 구원투수라고 했다.
과연 허구연 총재는 왜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절박한 상황이라면 흔히들 이야기하는 9회말 2사 만루상황인데 아웃카운트 하나를 줄였다. 허 총재는 취임식에서도 “지난 2년간 코로나19 등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KBO리그도 어려움을 겪었고 팬들에게 실망을 준 사건 사고가 많았다. 국제대회 성적 부진을 겪는 등 악재가 한꺼번에 왔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허구연 총재가 30일 다시 한번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허구연 총재는 30일 오전 7시5분부터 진행된 MBC 표준 FM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회자인 김종배씨가 “취임식에서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는데 “그렇게 심각하다고 보느냐”의 질문에 허 총재는 이렇게 답했다.
허구연 총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관중들이 안 들어 오는 상황에서 2시즌을 보냈다. 또 그런 가운데 사건 사고를 일으킨 선수들이 많았다. 도쿄 올림픽 등 국제대회 성적이 안좋았다. 이런 것들이 겹쳐서 인기가 하락 추세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반전하기가 굉장히 어렵지 않는냐. 쉽지 않은 구조이다”고 진단한 허구연 총재는 “왜냐하면 MZ세대들이 야구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졌다. 이들을 다시 끌어들이는 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고 분석했다.
또한 허구연 총재는 “종전에 야구계나 KBO나 구단들이 MZ세대들에 대한 대책이나 향후 어떻게 MZ 세대가 변할 것이냐에 대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허구연 총재가 대책이나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한 부분은 ‘영상’ 관련 부분이다.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쇼츠나 짤을 막아 놓았다는 것이다. 이를 막아 놓다보니 팬들을 확장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중계 계약서상 영상은 개인이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저작권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야구가 어느 팀이 우승하느냐만 중점을 두다보면 자칫 잘못하면 ‘우리들만의 리그’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허구연 총재의 생각이다.
허구연 총재는 “회원사들이 중계권료를 좀더 가져갔을 지는 모르겠지만 팬들이 멀어지게끔, 특히 젊은이들이 멀어지게 만들어 놓았다”며 “이게 구단 이기주의에 다가 멀리 내다보지 못했기 때문에 야구가 위기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진단했다.
이런 진단을 했지만 허구연 총재는 이날 방송에서는 구체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허 총재는 취임식에서 “힘든 상황에 처했지만,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KBO와 우리 야구계를 아끼고 사랑하는 팬과 전문가가 많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위기를 반전시킬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한 프로야구라고 하지만 그래도 반전시킬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9회말 2사 만루가 아닌 1사 만루라고 진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유진형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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