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축구’도 없었는데...그래서 더 뼈아픈 UAE전 무득점 패배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명백하게 상대가 잘했고, 우리가 못했다. 핑계거리를 찾는 사람도 없고, 찾을 수도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10시 45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로써 승점 23에 머무른 한국은 이란(승점 25)에 조 1위를 내주고 2위로 월드컵에 진출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세우며 이란전과 비교해 골키퍼만 바꾸었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이재성, 정우영, 권창훈이 미드필더로 나섰다. 4백 수비는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이 짝을 이뤘고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분명 득점 찬스는 있었다. 전반 막판에 황희찬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때렸다. 후반전에는 황의조의 헤더 슈팅도 골키퍼 손끝에 굴절된 후 골대에 맞고 밖으로 나갔다. 경기 막판 손흥민의 프리킥 슈팅도 골키퍼 선방이 없었다면 동점골로 이어질 수 있었다.

상대팀 UAE가 한국보다 더 간절하게 임했다. UAE는 반드시 한국을 이겨야 A조 3위가 되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입장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한국 수비진의 실수를 노렸다. 그 결과 골대 가까운 곳에서 프리킥 기회도 얻어냈다.

UAE의 선제골이 나온 건 후반 8분. 당초 중동 팀과 경기할 땐 억지로 시간을 지연하는 ‘침대축구’ 걱정을 해야 했다. 하지만 UAE는 후반 초반에 먼저 골을 넣고도 시간 지연 행위를 하지 않았다. UAE는 페이스를 잃지 않고 역습 위주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반면 한국은 아니었다. 간절함이 부족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이미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시점에서 이란에 2-0 완승까지 거뒀으니, 마치 ‘우리가 할 건 다 했다’의 마인드가 경기장에서 드러났다. 벤투 감독 역시 이 점을 지적했다.

패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벤투 감독은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오늘 경기는 실망해야 하는 경기다. 결과뿐만 아니라 경기력, 태도도 실망스럽다. 이런 말을 처음 하는 것 같다. 숨길 수 없다. 이란전에서 2-0으로 승리하고 1위에 올랐는데, 오늘 패배로 1위를 빼앗겼다. 오늘 경기에서 발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안 된다”며 선수단을 다그쳤다.

[사진 =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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