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 사무국에서 한국야구 마스터플랜을 만들 예정이다."
허구연(71) KBO 신임총재는 해설위원 시절부터 시선을 그라운드에만 두지 않았다. 판을 넓게 바라보며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진심으로 걱정했고, 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팔을 걷어붙였다. 단순히 쓴소리만 했던 게 아니라 그동안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온 야구인이다.
그런 허 총재는 취임 이후 특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한국야구 마스터플랜' 구축이다. 단순히 KBO리그의 발전, 야구대표팀의 경쟁력 강화 등 각론에 집중한 게 아니다. 정말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큰 틀에서 중, 장기적 플랜을 구축하고, 그에 따라 세부적 과제를 선정하고 시행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허 총재의 임기는 내년까지다. 이 프로젝트가 2년 내에 빛을 보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허 총재가 하기로 했다. 정치, 재계 출신 총재들은 추진력이 있어도 전문성이 부족해 추진력이 떨어진 측면이 있었다.
다만, 다뤄야 할 범위가 넓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나 지자체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 허 총재는 지난 29일 취임 기자회견서 "아마야구는 KBO의 카테고리에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여러 사정으로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야구가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어 프로가 정점에 있어야 하며, 저변이 넓어져야 한다"라고 했다.
허 총재가 젊은 야구 팬 유입에 특별히 역점을 두는 건 그들 모두 야구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야구산업에 종사하기만 하면, 그 자체로 야구 저변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티볼을 통해 야구를 쉽게 접하게 하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허 총재는 "티볼로 야구놀이를 하는 어린이, 청소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 투자 효과는 금방 나오는 게 아니지만, 꾸준히 해야 한다. 클럽 야구보다 클럽 축구 인원이 훨씬 많은 게 현실이다. 야구는 도구도 필요하고 공간이 없으면 하기 어렵다. 아마추어와 협의해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했다.
학생 엘리트 선수들 발전을 위한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허 총재는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은 좋다. 그러나 인프라를 갖춰놓고 보장해야 한다. 중~고등학교에 야구장이 없는데 차 타고 왔다 갔다 하다 시간을 빼앗긴다. 그러니 연습시간이 부족한 것이다. 그런 게 개선돼야 한다"라고 했다.
학습권 보장을 한 뒤 남는 시간에 알차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 개선이 필수라는 의미다. 그러나 인프라 불충분으로 충분히 훈련하지 못하는 학생 엘리트 선수들이 이렇다 보니 엘리트 학생선수들이 '야구 과외'를 받는 게 현실이다.
나쁜 건 아니지만, 이럴 경우 엘리트 학생 야구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긴다는 게 허 총재 지적이다. "결국 집에 돈 없는 어린이들, 청소년들은 야구를 하기 힘든 구조로 가게 된다. 이걸 방치하면 저변 확대도 안 되고 좋은 선수도 안 나온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허 총재의 구상은 훗날 야구인들과 야구 팬들에게 평가 받는다. 허 총재 말대로 당장은 티도 안 난다. 그러나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다. 그 일을 허 총재가 시도하려고 한다. 많은 난관이 기다리겠지만, 10~20년 이후, 한국야구의 후손을 위한 위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허구연 총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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