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승후보를 예상하는 건 어렵고…"
KBO 허구연 총재는 29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하지 못할(?) 시즌 전망을 했다. 허 총재는 "우승후보를 예상하는 건 어렵고 생각보다 잘 할 팀을 꼽자면 김광현이 돌아온 SSG, 양현종, 이의리, 김도영이 활력을 불어넣는 KIA"라고 했다.
두 팀은 공통점이 있다. 2017년과 2018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내리막을 탔다는 점이다. 그리고 토종 에이스를 미국에 내보냈다가 지난 겨울 복귀시켰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김광현은 승부가 되는 카드"라고 했다.
대부분 팀은 외국인투수로 1~2선발을 꾸린다. 그러나 김광현과 양현종을 보유한 SSG와 KIA는 외국인투수로 1~3선발을 구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10~15승을 보장하는 투수다. 정점에선 지났지만, 미국에서의 경험으로 더 노련한 투구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순히 그게 전부는 아니다. 덕아웃 리더가 생겼다. SSG의 경우, 지난해 추신수라는 걸출한 리더이자 정신적 지주가 들어와 팀 문화를 바꿨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투수와의 접점은 적었다. 김광현이라는 확실한 마운드 기둥이 생기면서 무형의 효과가 엄청나다. 동료 이태양은 "광현이 형은 절대적 에이스다. 투수진에 중심축이 생긴 느낌이다. 좋은 팀 메이트를 만난 건 내 복"이라고 했다.
양현종 역시 이의리와 최지민 등 1~2년차 좌완 유망주에게 걸어다니는 참고서다. 함평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의 의욕, 분위기가 남달랐다. 주장 김선빈은 "현종이 형이 돌아온 게 이렇게 큰 줄 몰랐다"라고 했다.
두 사람은 시범경기서 나란히 리허설을 마쳤다. 양현종은 개막전부터 세 경기에 등판해, 마지막 경기서 5⅔이닝을 소화할 정도로 빌드업을 했다. 성적도 1승 평균자책점 1.42로 좋았다. 정황상 2일 LG와의 개막전 등판이 유력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뒤늦게 계약, 훈련 합류 시기가 늦은 김광현은 두 차례 구원 등판했다. 개막 후 곧바로 선발로테이션에 들어오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8일 SSG의 인천 홈 개막전서 맞붙을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건 김광현과 양현종 효과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SSG는 6월에 박종훈과 문승원이라는 또 다른 10승 카드들이 합류한다. 후반기에 김광현~이반 노바~윌머 폰트~박종훈~문승원, 5선발 없는 올스타급 5선발을 꾸린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재활을 마친 뒤 곧바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변수가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의 합류가 불펜과 야수들에게 미치는 시너지는 분명히 발생할 전망이다.
KIA는 시범경기를 통해 눈에 띄는 뉴 페이스를 여럿 건졌다. 우선 시범경기 타격왕에 최다안타왕을 차지한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이 있다. 쟁쟁한 10개 구단 선배들을 제치고 시범경기 MVP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 좌완 루키 최지민,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힘 있는 타격을 선보인 윤도현도 보통 신인은 아니다. 박찬호가 마침내 타격 포텐셜을 깰 수 있다는 기대감을 안긴 것도 고무적이다.
어느 팀이든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수 많은 변수를 만난다. 부상, 부진 등으로 확실한 상수가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활약하기도 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도 있다. 하루아침에 에이스 혹은 4번 타자를 빼고 경기에 나서야 할 수 있다.
어쨌든 두 팀은 작년 대비 쓸만한 재료가 많다. 그만큼 어려움에 부딪힐 때 극복할 수 있는 맷집도 커졌다는 평가다. 두 팀은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그 이상을 바라볼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김광현과 양현종(위), SSG 선수들(가운데), KIA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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