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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한남 박승환 기자]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이대호는 지난해 초 FA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일찍이 은퇴를 예고했고,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KBO도 이대호의 은퇴를 기념해 10개 구단과 논의 끝에 이승엽 이후 처음으로 '은퇴 투어'를 열기로 결정했다.
이대호는 KBO리그에서 14시즌을 뛰며 1829경기에 출전해 2020안타 351홈런 타율 0.307을 남겼다. 2010년에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비공인 세계 기록), MVP를 기록했다. 그리고 한국인 선수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에 올랐고,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은 '최초의 타자'다.
국가대표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이대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7차례나 국가대표로 뛰었다. 2008년에는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5 WBSC 프리미어12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화려한 커리어를 갖췄지만, 이대호에게 유일하게 없는 것은 'KBO리그 우승' 타이틀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은 어느 정도 내려놨지만, 은퇴 무대는 한국시리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 하얏트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마지막 시즌이니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목표는 4강이지만, 은퇴 경기는 한국시리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O리그는 5위까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만, 이대호는 줄곧 '4강'을 외쳐왔다.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5강으로 가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가을 무대를 밟는다면 재미도 있고, 팬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계속해서 이대호는 "작년에 8위를 했기에 무작정 우승을 노리기보다는 한 단계씩 올라가면서 좋은 모습 보여주는게 현실적으로 맞다고 생각했다"며 "작년에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놓쳤는데, 한 개씩만 더 집중해서 잡는다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오프시즌 팀 전력은 플러스보다 마이너스 요인이 많았다. 하지만 롯데는 시범경기에서 8승 2무 3패 승률 0.727을 기록하며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와 나란히 1위를 마크했다. 첫 단추를 잘 뀄지만, 이대호는 냉정했다.
그는 "솔직히 시범경기는 모든 팀이 전력으로 하지 않는다. 중요할 때 필승조나 마무리 투수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컨디션 조절을 하고, 젊은 선수들은 기량을 확인하는 자리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이기는 것이 좋다. 올해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대호는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경기에서 이기다 보면 자신감이 생길 것 같다. 그러다 보면 그 선수들이 무서워질 수도 있다.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야구가 전력이 좋아졌다고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잇몸으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것이 스포츠다. 올해는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경우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롯데 이대호가 31일 오후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진행된 '2022 KBO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한남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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