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408억원의 가치를 증명할까. 구단들은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까.
2021-2022 FA 시장은 '역대급 광풍'이 몰아쳤다. FA 계약을 체결한 15명의 총액 합계가 무려 989억원이었다. 그 중에서도 이적생들에게 무려 408억원이 사용됐다. 나성범이 KIA와 6년 150억원, 박건우가 NC와 6년 100억원, 손아섭이 NC와 4년 64억원, 박해민이 LG와 4년 60억원, 박병호가 KT와 3년 30억원, 허도환이 LG와 2년 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새로운 팬들에게 이적 신고식을 했다. 이적생 6인방 중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나성범은 타율 0.323 2홈런 11타점 9득점했다. SSG 오원석에게 불의의 '얼굴샷'을 맞았지만, 다음날 보란 듯이 호쾌한 우월 투런포를 터트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나성범은 대외 연습경기 기간 내내 컨디션 조율에 몰두했다. 그리고 시범경기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KIA에 부족한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배가시켜줄 강력한 후보임을 입증했다.
박건우와 손아섭도 연착륙에 성공했다. 박건우는 타율 0.270 4타점 4득점, 손아섭은 타율 0.344 2타점 3득점했다. NC는 두 사람의 가세로 나성범을 잃었음에도 외야진의 짜임새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병호는 타율 0.240에 그쳤으나 2홈런 5타점 6득점했다. KT는 내부적으로 박병호의 부활을 확신한다. 실제 박병호는 달라진 환경서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투수친화적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벗어났고, 시즌 내내 자신의 뒤에 강타자가 달라붙을 전망이다. 강백호가 발가락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그러나 '대박조짐'을 보인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가 존재감을 발휘할 경우 박병호에 대한 견제는 줄어들 전망이다.
박해민은 타율 0.261에 5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성적은 눈에 띄지 않았으나 홍창기와 함께 리그 '최강 테이블세터'를 구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주루와 수비에서도 LG에 크게 공헌할 수 있는 선수다. 이밖에 허도환 역시 팀의 코로나19 이슈 속에 7경기에 출전, LG 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프로스포츠에 몸 담은 모든 선수가 그렇지만, FA는 특히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개인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먹튀'라는 말을 피해갈 수 없다. 이들은 2일 개막하는 페넌트레이스에서 장기간,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경기에 나선다. 이들에게 시범경기는 맛보기였을 뿐이다.
아울러 이들의 활약이 KBO리그 전체 판도와 리그 흥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년째 우승후보로 평가 받지만, 아직 1994년산 소주를 개봉하지 못한 LG, 다크호스 그 이상을 바라보는 KIA와 NC 모두 디펜딩챔피언 KT를 위협할 수 있는 전력이다. KT조차 통합 2연패를 위해 박병호를 영입했다. 당장 강백호의 장기이탈이 확실해지자 박병호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FA 이적생 6인방 모두 '우승청부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박건우와 손아섭을 제외하고 올 가을 함께 웃을 수 있는 선수들은 없다. 408억원의 일부를 투자한 누군가는 후회할 수밖에 없다. 그게 프로스포츠 세계의 냉혹한 현실이다.
[FA 이적생 6인방(위), 나성범(가운데), 박건우와 손아섭(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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