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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3월 14일 SBS는 단독 보도를 통해 ‘지난해부터 KBO에 대한 에이클라의 로비 의혹을 조사해 오던 경찰이 오늘 오전 에이클라를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에이클라 A 대표의 계좌를 추적해 왔던 경찰은 A 대표가 회삿돈을 횡령해 프로야구 중계권을 가진 KBO에 로비 자금으로 활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며 “에이클라가 KBO 사무국 관계자의 친인척에게 총 2억여 원의 돈을 송금한 증거를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은 A 대표의 횡령액을 모두 1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에이클라는 KBO의 프로야구 중계권 판매 대행사로 출발해 지금은 프로야구뿐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등 다양한 해외 콘텐츠를 중계하는 스포티비 채널 6개의 운영사로 성장한 대형 스포츠 마케팅회사이다. 그렇지만 A 대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로부터 2주후인 3월말 신임 허구연 KBO총재는 부임하자마자 로비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당사자를 직무 정지 조치했다.‘로비 자금’을 받았다고 경찰에서 확정된 것도 당사자가 자인한 것도 아닌데 의혹만으로 직무정지를 하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반한다. 그렇지만 허구연 총재는 총재 권한으로 이를 밀어붙여 당사자의 업무를 정지시켰다.
이번 허구연 총재의 조치는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KBO 사무국 직원에 대한 경고이다. KBO 직원들은 도덕적으로 그 어떤 조직원보다 우월해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구연 총재가 취임후 첫 번째(?) 조치로 KBO의 실세 중 한명을 직무정지 조치해버리자 KBO사무국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KBO에서는 성희롱이나 성추행 등 성적 문제를 일으킨 직원들이 있었지만 쉬쉬하다 뒤늦게 드러나는 바람에 그만둔 직원들이 있었다.
이제 앞으로 KBO 직원들은 의혹만으로도 직무에서 배제되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처신을 조심해야한다는 분위기이다. KBO 사무국에 대한 경고를 날린 셈이다.
두 번째는 ‘강정호 건’이다. 허구연 총재는 취임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강정호 건에 대해서 여전히 선수등록 공시를 하지 않고 있다. 규정상 공시를 해야 하지만 사인을 하지 않고 미루고 있는 것이다.
직원은‘의혹’만으로도 직무정지를 한 허구연 총재가 사회적으로도 ‘음주운전 3진아웃’ 당사자인 강정호에 대해서 승인을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허구연 총재는 지난 달 28일 10개 구단 선수들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4不 (음주운전, 승부조작, 성 범죄, 약물복용)을 금지 사항으로 특별히 지켜주시기 바란다. 최근 일부 선수의 일탈이 야구계 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최근 뼈저리게 체험했다"며 "선수 여러분들을 믿는다. KBO리그가 재도약할 수 있는 해를 함께 만들어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4불’에 음주운전이 들어가 있다.
이렇듯 취임한 후 1주일도 되지 않은 사이에 KBO 선수들에게 ‘4불정책’을 당부하고, 직원을 직무정지 시키는 등 건전한 KBO리그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는 허구연 총재 입장에서는 강정호를 승인해주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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