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그냥 편하게 하면 좋겠다."
KIA 김종국 감독은 예상대로 제2의 이종범을 개막전 톱타자로, 제2의 이승엽을 주전 좌익수로 기용했다. 김도영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쳐야 할 선수"라고 했고, 김석환과 황대인을 하위타선에 넣은 것을 두고서는 "그냥 편하게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KIA는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뉴 페이스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김도영은 타율 0.432에 19안타로 타격왕과 최다안타왕을 석권했다. 김석환은 10타점으로 타점 2위에 올랐다. 기대했던 선수지만, 기대이상의 활약이었다.
김도영과 김석환은 시범경기 기간 내내 자신들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김도영은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에 일발장타력을 고루 과시했다. 김석환은 왼손 거포 유망주다운 시원스러운 스윙이 돋보였다. 삼진을 16차례 당하고도 자신의 스윙을 이어갔다.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는 성격이 다르다. 대다수 주축선수는 시범경기를 철저히 컨디션을 올리는 용도로 삼는다. 페넌트레이스는 진짜 기량을 발휘하는 시간이다. 반면 감독에게 눈 도장을 받고 자리를 잡아야 하는 신인들은 시범경기부터 전력을 다한다.
투수들이 시범경기서 굳이 타자를 의식한 볼배합을 하지 않는다. 반면 정규시즌은 얘기가 다르다. 전력분석팀의 데이터와 포수들과의 경기준비를 통해 1대1 맞춤형 볼배합을 한다. 김도영과 김석환은 개막전서 약속이나 한 듯 4타수 무안타에 삼진 두 차례를 당했다.
개막전서 시범경기와 차원이 다른 견제를 받았을 것이다. 앞으로 실적을 낼수록 상대견제도 심해지게 돼 있다. 특정 구종이나 코스에 약점을 보이면 투수들은 그 부분을 물고 늘어진다. 이 관문을 넘어서지 못하면 스타는 물론 주전도 장담할 수 없다. 단, 김종국 감독은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별 다른 말 없이 "편하게 하라"고 했다.
이종범과 이승엽도 그냥 야구천재와 국민타자가 된 건 아니었다. 남들보다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기간이 훨씬 짧았다. 남다른 재능에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이들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꾸준히 기용할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KIA도 내부적으로 이들이 육성해야 하는 특급유망주라는 인식에는 변함 없다.
더구나 KIA 타선에 최형우와 나성범이라는 기둥이 있다. 때문에 김도영이나 김석환은 물론 황대인도 마음을 급하게 먹을 이유가 없다. 설령 타격이 잘 안 풀려도 수비 등 팀에 필요한 플레이를 하며 팀 공헌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이제 단 1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경쟁력을 보여줄 기회는 충분히 있다.
[김도영(위), 김석환(아래). 사진 =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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