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이것이 'FA 115억 거포'의 가치다.
두산은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은 박건우(32)를 잡지 못했지만 김재환(34) 만큼은 사수했다. 박건우는 6년 총액 100억원이란 대우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이 김재환을 지키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115억원. 김재환은 4년 총액 115억원에 도장을 찍고 두산에 잔류했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타자가 30홈런을 기록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김재환은 네 시즌이나 해낸 선수이고 지난 해에도 홈런 27개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재환의 진짜 가치는 시즌 두 번째 경기인 3일 잠실 한화전에서 드러났다. 김재환은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닉 킹험의 127km 커브를 때려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의 선취점이자 결승점이었다. 경기 후 김재환은 "커브를 생각하기는 했는데 원하는 코스에 우연히 잘 들어와서 홈런으로 연결됐다"라고 말했다.
경기는 치열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두산 선발투수 최원준은 6이닝 동안 사사구 1개도 허용하지 않고 3피안타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철저히 봉쇄했고 한화 선발투수 닉 킹험도 6이닝 5피안타 1실점 호투로 맞불을 놨다.
그런데 한끝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킹험은 1실점을 한 것이 전부였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양팀은 불펜투수들도 나란히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두산엔 김재환이 있었고 한화엔 김재환이 없었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두산은 1-0으로 승리하고 개막 2연전을 싹쓸이했다. 거포의 위력이 승패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두산은 그동안 붙잡은 FA보다 놓친 FA가 훨씬 많았지만 팀 전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는 어떻게든 사수했다. 리그에서 허경민 만큼 공수주를 모두 갖춘 3루수를 구하기는 어렵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으로선 '가을 영웅' 정수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실 담장도 훌쩍 넘기는 거포 김재환도 무조건 잡아야 했다. 이것이 두산의 '선택과 집중'이다.
[두산 김재환이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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