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더 못해도 된다."
KIA 김종국 감독은 어떻게 보면 개막전부터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장기레이스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은, 경험 없는 신예를 3명이나 주전으로 쓰고 있다. FA 나성범, 새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더하면 주전라인업 9명 중 5명이 2021시즌 주전라인업과 다르다.
그런데 FA 고액계약을 맺은 간판스타들에게도 '처음'은 있었다. 처음이 없다면 리그에 새로운 슈퍼스타는 절대 나타날 수 없다. '뉴 타이거즈'의 기조는 윈나우다. 그러나 눈 앞의 남다른 떡잎을 자랑하는 유망주를 쓰지 않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제2의 이종범' 김도영과 '제2의 이승엽' 김석환, 처음으로 온전한 주전이 된 황대인, 그리고 좌완 신인 최지민까지. KIA가 더 단단해지려면 이들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종국 감독은 인내를 갖고 지켜보기로 했다. 김도영과 김석환은 2~3일 개막 2연전서 끝내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최지민은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사사구 5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시범경기와 페넌트레이스는 180도 다르다. 신예들은 차원이 다른 집중견제를 경험한다. 타자들의 경우 특정 코스나 구종에 대한 약점이 드러나면 여지 없다. 투수들도 타자들의 노림수 타격에 당하는 경우가 늘어난다.
이런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건 본인들의 몫이다. 기다림에 대한 판단은 사령탑이 한다.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사령탑이 지면 된다. 김 감독은 신인 삼총사가 대성할 것이라고 믿고 가기로 했다. 오히려 "더 못해도 된다"라고 했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코멘트였지만, 진심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이 선수들이 결국 잘 해줘야 한다. 주전을 해줘야 할 젊은 선수들에게 기 죽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 잘하라고, 편안하게 하라고 격려하고 싶다. 더 못해도 된다. 의기소침하지 않으면 좋겠다. 팀의 기둥이자 핵심이 될 선수들이다. 투수든 야수든 잘못했을 때 배우는 게 많다"라고 했다.
따지고 보면 김도영과 김석환의 수식어 주인공 이종범과 이승엽도 처음부터 완벽한 야구인생을 산 게 아니었다. 이종범도 데뷔시즌이던 1993년에는 타율 0.280이었다. 이승엽도 1995년 데뷔 후 2년간 기록한 홈런은 고작 22개였다.
타이거즈 신인 삼총사의 2022년 운명은 어떻게 될까. 올 시즌 KIA 성적은 물론 먼 미래까지 좌우할 수 있는 시즌이다. 올해 처음으로 사령탑을 맡은 김 감독의 뚝심과 추진력까지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도영(위), 김석환(아래). 사진 =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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