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이승우(24, 수원FC)가 앙증맞은 표정으로 유쾌한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인 덕에 K리그도 활기를 띤다.
이승우는 지난 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7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1-2로 끌려가던 후반 8분에 이승우가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두 팀은 남은 시간 동안 난타전을 펼친 끝에 홈팀 수원FC가 3-4로 패했다.
이승우의 올 시즌 K리그 2호골이 터진 날이다. 이승우는 득점 직후 코너 플래그로 달려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바로 앞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수원FC 홈팬들은 모두 일어나 환호했다. 수원FC 동료들도 하나둘씩 달려와 이승우를 껴안았다.
지난달 20일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이승우는 대구FC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전반 11분에 K리그 1호골이자 이 경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때도 코너 플래그 앞에서 골반을 흔들며 춤을 췄다. 중계진이 ‘브라질 댄스’라고 표현한 덕에 이날 선보인 이승우의 세리머니는 ‘브라질 춤’으로 퍼져나갔다.
이승우는 성남전을 마치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골을 넣고 다 같이 즐거워하는 게 좋다. 모두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면서 “(제가 신나게 춤을 추면) 팬들이 더 오시지 않을까 해서 춤 세리머니를 했다. 홈경기인 만큼 팬분들을 더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마침 같은 날 같은 곳에서 또 다른 댄스 세리머니가 나왔다. 성남 미드필더 박수일이 다이빙 헤더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은 뒤 반대편 코너 플래그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성남 원정팬과 선수들은 박수일을 껴안으며 기쁨을 누렸다. 이승우의 춤 세리머니가 나온 지 5분 만에 박수일이 댄스 맞대결로 응수한 것이다.
여러 모로 이승우의 댄스 세리머니는 선순환 효과를 야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승우 선수 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또 나와야 한다. 골 넣고 매번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보여주니까 팬들도 신나고, 지켜보는 저희도 신난다. 미디어 노출 횟수도 급상승했다”며 웃었다.
2경기 연속해서 나온 이승우 춤 영상은 각종 동영상 플랫폼에서 재가공 되어 널리 퍼졌다. 각 영상의 제목도 흥미롭다. ‘춤추기 위해 골 넣는 이승우’, ‘눈에는 눈! 춤에는 춤? 이승우 때문에 각성한 이 선수’, ‘댄스는 댄스로 응수한다’ 등의 제목으로 K리그 팬들을 즐겁게 했다.
K리그 동료 선수들의 반응도 재밌다. U23 대표팀에서 이승우와 동료였으며 사적으로도 절친한 사이인 송범근(전북현대) 골키퍼는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세리머니의 황제 이승우가 K리그로 돌아왔다. 승우의 골 세리머니를 같은 팀 입장에서 보면 재밌다. 하지만 저한테 골 넣고 그런 세리머니 하면 못 봐줄 거 같다"며 무실점을 다짐한 바 있다.
소속팀 동료들은 물론 상대팀 선수, K리그 관계자, 미디어, 팬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승우의 다음 세리머니를 기대하는 듯하다. 이승우에 맞설 또 다른 춤꾼도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성남FC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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