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힘 하나는 진짜다.
키움 고형욱 단장이 야시엘 푸이그 영입을 2021년부터 추진한 결정적 이유는 여전한 운동능력 때문이었다. LA 다저스에서 보여준 그 파워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도미니카 및 멕시코리그를 직접 확인한 뒤에도 결론은 같았다.
키움은 푸이그에게 정성을 다해 러브콜을 보냈다. 결국 푸이그는 키움의 손을 잡고 2023년의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한 '일보 후퇴'를 선언한다. 푸이그는 내년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키움에서 대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그러나 KBO리그가 쉽지는 않다. 시범경기부터 크게 고전했고, 롯데와의 개막 시리즈도 여전했다. 물론 3일 연장 10회말 행운이 섞인 2루타에 이어 결승득점을 올리긴 했다. 그러나 그날까지 잘 맞는 타구는 거의 없었다.
사실 5일 고척 LG전 역시 고전한 건 마찬가지였다. 첫 타석 사구 이후 삼진을 두 차례나 당하는 등 여전히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지 못했다. 그러나 3-5로 뒤진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 LG 필승계투조 정우영의 투심을 잡아당겨 비거리 110m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그냥 홈런이 아니었다. 맞는 순간 LG 배터리와 야수들은 타구를 쳐다보지 않았다. 누가 봐도 완벽한 홈런이었다. 라이너성이 아닌, 맞는 순간 매우 높은 포물선을 그리더니 고척스카이돔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좌측 외야에 달린 전광판 이상으로 높게 치솟았다.
고척스카이돔은 좌우 펜스 99m, 가운데 펜스 122m다. 대표적인 투수친화적 구장이다. 기자가 2018년부터 키움을 담당했는데 박병호(KT)를 제외하고 고척에서 이렇게 큼지막한 홈런을 터트린 선수는 거의 기억에 없다.
역시 힘 하나는 진짜다. 이 정도의 홈런이라면 어디서든 걸리면 넘어간다고 봐야 한다. 승패를 떠나 푸이그가 KBO리그 투수들에게 어느 정도 적응만 되면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퍼포먼스를 낼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게 한 한 방이었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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