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편하게 하면 좋겠다."
시즌 초반 KIA 뉴페이스들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김도영과 김석환이다. 두 사람은 시범경기 타격왕 및 타점 2위를 차지하며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희망을 현실로 어느 정도 바꿔놨다. 제2의 이종범과 이승엽이라는 엄청난 수식어까지 따라붙는다.
그러나 '프로'야구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졸 신인, 입단 후 5년간 1군 경험이 6경기 뿐이었던 '1군 초짜들'이다. 둘 다 개막 후 3~4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심지어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의 타순을 5~6일 경기서 7번과 9번으로 내렸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석환은 6일 경기서 쉬어갔다.
또 다른 신예 좌완투수 최지민 역시 2일 LG와의 개막전서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3사사구 5실점으로 '프로의 쓴맛'을 봤다. 남다른 떡잎을 가진 선수들이지만, 많은 시행착오와 극복 과정이라는 경험을 추가해야 한다. 그냥 1군 주전이 되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그런 점에서 살짝 관심에선 멀어졌지만, 그래도 2021시즌까지 1군 통산 187경기에 출근 도장을 찍은 내야수 황대인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2015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했지만, 그동안 1군에 자리잡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많은 86경기에 나섰다.
올 시즌에는 엄청난 부진과 부상만 없다면 더 많은 1군 경기에 나설 게 확실하다. 김 감독은 황대인을 김석환과 함께 최형우-나성범을 잇는 미래의 쌍포로 여긴다. 전임 감독은 황대인을 류지혁과 철저히 플래툰으로 기용했지만, 김 감독은 개막전부터 주전 1루수로 기회를 준다.
시범경기서 타율 0.280 4타점 1득점했다. 중간에 공백기도 있었고, 김도영과 김석환의 활약에 가려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가 개막하자 다르다. 개막전서 침묵했으나 3일 광주 KIA전과 5일 광주 한화전서 잇따라 2안타를 날렸다. 6일 한화전서도 안타와 사사구로 3출루에 성공했다.
경험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꾸준히 1군 투수들의 공을 상대해본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김도영과 김석환에겐 없는 그것이 지금 황대인에겐 있다. 타수 안타 1타점. 아직 2루타 이상의 장타는 없지만, 타격감은 괜찮은 듯하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 김석환과 마찬가지로 황대인에게 "편하게 하라"고 한다. 그 외에 별 다른 메시지는 없다. 담당코치와 많은 피드백을 주고 받는데 감독까지 나설 이유는 없다. 충분히 기회를 줄테니 정말 마음껏 기량을 발휘해보라는 의미다. "더 못해도 된다"라는 말은, 당연히 황대인에게도 적용된다.
앞으로 이들 뉴 페이스 타자 3인방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김도영과 김석환이 갑자기 대폭발하고 황대인의 페이스가 떨어질 수도 있다. 144경기 중 고작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타이거즈 사람들도, 팬들도 인내가 필요하다.
다만, 잠재력 폭발 측면에서 확률적으로 1군에서 약간의 경험을 더 쌓은 황대인에게 기대가 모아지는 건 사실이다. 사실 김도영과 김석환은 여전히 모험수의 성격도 있다. 이범호 타격코치의 은퇴 후, 타이거즈에 확실한 오른손 거포가 없다. 최형우도 나성범도, 김석환도 좌타자다. 타이거즈에서 황대인의 가치는 그만큼 특별하다.
[황대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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