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경남) 유진형 기자] 기습번트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이학주는 간절했고 팀 동료들과 상대팀 동료들까지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이학주를 진심으로 응원했다.
지난겨울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풍운아' 이학주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1번 타자 유격수로 첫 출전했다.
6일 창원NC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학주는 서튼 감독으로부터 "재미있게 하라"라는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기 전 남들보다 일찍 그라운드로 나와 스트레칭과 러닝을 하며 긴장을 풀었다.
이학주는 그라운드를 두리번거리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런 모습을 본 NC 선수들이 이학주에게 다가가 포옹하고 악수하며 롯데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이학주를 격려하기 시작했다.
손아섭은 이학주의 어깨를 토닥이며 격려했고 박건우는 말없이 조용히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줬다. 그러자 긴장했던 이학주의 얼굴에 조금씩 미소가 퍼지기 시작했다.
롯데의 심장 이대호도 가볍게 농담을 건네며 첫 선발 출전하는 이학주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무심한 척 챙겨주는 부산 사나이의 모습이었다.
동료 선수들의 응원을 받아서 일까. 이학주는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공격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선보였다.
1회초 첫 타석 유격수 땅볼을 친 뒤 전력 질주하는 모습은 현역 시절 양준혁을 보는 거 같았다.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이학주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타석이었다.
기습 번트를 시도했고 전력 질주 후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며 송구 실책을 유도했다. 삼성 시절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부상을 경험했던 이학주였지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던졌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묻어난 슬라이딩이었다.
이학주는 지난 2월 롯데로 트레이드 된 뒤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절실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라며 "벼랑 끝 심정으로 다시 야구를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리고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부터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이날 보여준 이학주의 투혼에 3루 롯데 팬들은 박수치며 응원했다.
이학주는 한때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두 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유한 유격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주전이 보장된 유격수가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출발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롯데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절치부심 새롭게 야구 인생을 시작하고 있다.
[롯데 이학주의 첫 경기를 응원한 동료 선수들. 사진 = 창원(경남)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