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송찬의를 (라인업에)놓고 팀이 나아가는 게 아니다. 팀 안에 송찬의가 있다."
LG의 시즌 초반 신데렐라는 단연 송찬의다. 2018년 2차 7라운드 67순위로 입단, 2021년까지 1군에선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시범경기서 6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홈런왕에 등극했다. 덕분에 개막엔트리에도 당당하게 포함됐다.
2일 KIA와의 개막전에 2번 지명타자로 당당히 선발 출전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주로 1루수와 3루수로 뛰었고, 외야도 가능한 멀티 자원. 여러모로 요긴하게 쓰일만한 야수다. 그러나 송찬의는 3일 광주 KIA전에 결장했다. 5일 고척 키움전서는 6번 우익수로 다시 선발 출전, 적시타 포함 멀티히트에 1타점을 생산했다. 6일 고척 키움전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교체됐다. 3경기서 10타수 2안타 타율 0.200 2타점.
타격 자질은 확실하다. 그런데 LG는 야수 뎁스가 탄탄하다. 5일의 경우 주전 1루수 채은성이 허리 통증으로 결장했고, 6일 1군에서 말소됐다. 또 다른 주축 외야수 홍창기 역시 허리 통증으로 아직 가동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홍창기와 채은성이 동시에 돌아오면 송찬의의 입지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류지현 감독은 송찬의를 특별대우 할 생각이 전혀 없다. 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특정선수 때문에 팀 전체 라인업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물론 나도 기대가 엄청 되고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훌륭한 유망주인 건 사실인데 송찬의를 (라인업에) 놓고 팀이 가는 게 아니라 팀 안에 송찬의가 있다. 팀이 어떤 상황인지를 전체적으로 고려해 출전을 결정한다"라고 했다.
단, 나름의 세심한 배려는 한다. 1군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되도록 데미지를 심하게 받지 않게 도와주려는 모습이 보인다. 실제 3일 KIA전 선발라인업 제외를 두고 "좋은 리듬이 완전히 죽거나 기가 죽을까봐 그랬다. 두 경기서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앞으로 남은 경기에 많은 걸 잃을 수 있겠다는 느낌도 들었다. 좀 더 쉬었다 가도 되겠다 싶다"라고 했다.
실제 송찬의는 2일 개막전서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 철저히 당했다. 양현종은 송찬의와 세 차례 상대하면서 패스트볼을 단 1개도 던지지 않았다. 계속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만으로 승부했다. 송찬의가 시범경기서 패스트볼에 강점을 보이며 6개의 홈런을 쳤던 걸 기억한 듯했다. 물론 5회에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내주긴 했지만, 냉정히 볼 때 3루 주자 서건창의 주루가 만들어준 타점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당연히 데이터 분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본인이 느끼는 게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1~2차전서 다 안 좋으면 앞으로 신뢰가 떨어진 상황서 쓸 수밖에 없겠다 싶었다. 지금 당장 모든 게 이뤄지지 않는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가도 될 듯하다"라고 했다.
처음으로 밟아본 1군, 타격코치 및 전력분석팀과의 피드백까지. 이미 송찬의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류 감독이 직접 송찬의에게 뭔가 메시지를 주지 않는다. 류 감독도 "타격코치가 방향성을 조언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쪽으로는 안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긴 호흡으로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팀 LG에 녹아 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범경기 홈런왕이었다고 해서 팀을 흔들 수는 없다. 팀 LG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송찬의도 좌충우돌하며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 중이다.
그래도 5일 경기서 생애 첫 타점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류 감독은 "안타가 나왔으니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송찬의는 "팀이 승리했고 그 승리에 일조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항상 상상해온 대로 1군에서 야구를 하는 게 너무 좋다"라고 했다.
[송찬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LG 트윈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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