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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육군 최전방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을 식고문과 성희롱 등 가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7일 서울 마포구 센터 건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4일 육군 6사단 내 열상감시(TOD)업무를 담당하는 OP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각종 가혹 행위를 해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가해자 A상병은 지난달 6일 샤워장에서 나체 상태의 후임병에게 찬물을 뿌리고 20차례가량 좌향좌를 시켰다. 당시 샤워장엔 다른 병사들도 있어 피해자는 당황스러움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한다.
센터는 A상병은 폭행과 폭언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A상병은 같은 달 근무 후 쉬는 시간에 생활관에서 TV를 보는 후임병에게 “몇 대 맞을래?”라고 위협했다.
또 후임병들이 PX를 다녀오자 간식을 모두 달라고 요구했고, 피해자가 거절하자 “말대답을 해? 국방 헬프콜에 찌르게? 여기서는 찔러도 안 통하는 사람이 두 사람이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나야”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센터는 A상병이 같은 부대 B상병, C상병과 함께 후임병을 식고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부대 회식에서 배달 음식이 남자 후임병들에게 갖다 준 뒤 모두 먹으라고 강요했다는 것이다. A상병은 후임병들이 음식을 더 이상 먹지 못하자 “표정 그렇게 지어도 그만하라고 안 할 거다. 요새 애들 진짜 개념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센터는 A상병의 근무태도 역시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센터는 “(A상병이)열상감시업무 수행 중에도 일은 전부 후임병에게 전가하고 자신은 컴퓨터 폴더에 숨겨 둔 게임을 했다”며 “후임병이 이상 상황을 관측해 보고하면 ‘3인 이상이 아닌 경우 알리지 말라’며 도리어 구박했다”고 했다.
앞서 2020년 7월 인천 강화군 월곳리에서 한국 주민 김모씨가 배수로를 통해 월북하는 모습이 군의 열상감시장비에 두 차례 포착됐으나 감시병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경계 작전에 실패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5군단은 6일 자체 감찰을 벌여 가해자 3명과 피해자를 분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은 감찰로 끝낼 게 아니라 즉시 범죄행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방 파견부대는 인권침해가 빈발하는 곳으로 열악한 복무환경과 관리사각지대로 지적받아왔다”면서 “병사들이 총기를 소지하고 근무하는 만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근무환경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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