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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신의 직장', '철밥통'으로 통하는 한국은행에서 정작 정년을 채우지 않고 떠나는 직원이 1년에 30명씩 나오고 있다. 이렇게 중도 퇴직하는 이유는 꽉 막힌 소통과 답답한 조직 문화도 있지만, 상당수는 '연봉'에 대한 불만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7일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동안 한은을 중도 퇴직한 직원은 311명이다.
단순 계산으로 1년에 30명씩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36명, 30대가 99명, 40대 63명 등으로 30대가 가장 많았다.
매년 60명 안팎의 신입직원 채용에 4000명 이상 지원자가 몰릴 만큼 좁은 취업문을 뚫은 젊은 직원들이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은 일부에서는 젊은 직원들은 잠재력이 많으니 스스로 나가는 것이 가능한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붙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1월 정기인사 때는 직원 6명이 한 번에 나가는 사태로 한은 내부에 다시 한 번 적지 않은 충격을 줬다. 이후로도 1~2명씩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한은 한 관계자는 "특히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답이 안나오는 조직 문화와 연봉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압축해 전했다.
특히, 연봉 수준에 대해서는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사겠냐"는 노골적인 불만도 들린다.
지난달 31일 퇴임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송별간담회에서 "임금 수준과 관련해 직원들이 불만이 있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은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비교가 가능한 여타 기관 대비 낮은 것도 사실"이라며 "재임 중 이를 개선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고 직원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한은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 615만원으로 대졸 초임 연봉은 4900만원으로 알려졌다.
이는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민간 금융회사들의 급여 수준이나 인센티브 제도와 비교에서는 크게 뒤쳐진다. 임금 인상률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두나무의 경우만 해도 지난해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3억 9294만원에 달하고 연봉이 100억원이 넘은 임원도 2명이나 있었다.
보험사 평균 연봉 수준도 한은을 크게 웃돈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임직원 1명당 평균 연봉은 1억 2200만원으로 전년(9600만원) 대비 27%(2600만원) 뛰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평균 연봉이 1억 1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7.7% 올랐다.
[사진 = 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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