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퇴임을 앞둔 김부겸 국무총리(사진)가 “선거에서 진 쪽이 ‘무조건 안 된다’ ‘우리가 있는 동안은 안 된다’고 (정부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라며 “공존하는 정치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김 총리는 8일 EBS 초대석에 출연해 한국 정치의 향후 과제에 대해 “왜 항상 다투기만 해야 하나. 승자독식 구조로 언제까지 갈 건가”라며 “우리 내부에 서로 공존하는 틀, 공존하는 정치가 자리를 잡아야 남북관계도 풀고, 외교적으로도 통일된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다.
김 총리는 “어느 한쪽 목소리만 나오고, 그 뒤에서는 딴죽만 거는 식은 안 된다”라며 “21대 국회와 20대 대통령 임기 내에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정치인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 거기에는 개헌도 포함된다”라고 했다.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경험에 대해서는 “그때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정의감이 있었다. 박정희의 권위주의 정부에 다양한 형태로 저항한 것”이라면서도 “지금 생각하면 후진국 발전 모델 중에서도 (박정희 정부는) 비교적 성공한 모델이다. 그 정부들의 전략적 선택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당시의 인권탄압·독재 문제에 대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안 그런 나라가 없지 않았나. 과거사에 대해서도 공과 과를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저와 제 동료들의 투쟁에 대해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의 향연이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존경할만한 분들이 많이 희생됐다”고 했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나 방역실패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비슷한 경제‧인구 규모 국가와 비교해 (코로나) 사망자 수는 10분의 1도 안 된다”라며 “(확진자가) 수십만씩 나왔으면 실패한 것 아니냐 하는데 감기 환자 숫자 가지고 (성공 유무를 판단하거나) 그러지 않지 않나. 이정도로 소중한 국민의 생명을 지킨 것은 온 국민이 함께 (코로나를) 이겨낸 것”이라고 했다.
김 총리는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는 21대 총선 때 대구에서 낙선한 일을 꼽았다.
김 총리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막 터졌을 때 저와 홍의락 전 의원이 노력을 많이 했다. 대구·경북 지역에 정부 예산안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예산으로 도움을 드렸다”라며 “그런데 지역에서는 그 부분을 평가해주지 않고, ‘조국 사태’ 때 왜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았느냐고 하시더라”고 했다.
김 총리는 “이것은 제가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구나 싶었고 ‘정치를 정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총리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우선 쉬어야겠다”라며 “30년 이상 정치를 하면서 국민에게서 사랑과 격려를 많이 받았지만, 제 삶 자체를 곰곰이 되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다. 저를 좀 돌아보려 한다. 그러나 사랑을 받은 만큼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