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너무 즐겁다."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도 패배를 잊은 SSG의 행보가 즐겁기만 하다. 크론만 요즘 야구를 하는 게 즐거울까. 시즌 초반 SSG의 기세가 상당하다. 9일 광주 KIA전을 9-5로 꺾고 개막 7연승을 내달렸다. 올해 다크호스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었다. 그러나 현재 흐름은 기대이상이다.
오프시즌 전력 보강은 사실상 없었다. 180억원을 투자해 박종훈(65억원), 한유섬(60억원), 문승원(55억원)과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말 그대로 기존 전력을 붙잡은 것일 뿐이었다. 더구나 박종훈과 문승원은 아직 없는 전력이다.
물론 투수 노경은과 고효준, 내야수 김재현 등 방출자를 모았다. 큰 보강이라고 보긴 어렵다. 결국 기존 전력의 각성이 모여 시너지를 만들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투수 줄부상으로 많은 기회를 잡은 오원석과 이태양이 첫 등판부터 좋은 투구를 했고, 노경은은 시범경기부터 상승세다. 윌머 폰트는 제구에 기복이 있던 작년의 약점이 완전히 사라지며 언터쳐블급 행보다.
선발진의 안정감 속에 타선도 폭발했다. 최정(0.462), 한유섬(0.429)이 4할대 불방망이다. 한유섬은 9일 경기서 5타점을 쓸어담았다. 박성한도 2할대 후반이며, 케빈 크론은 2할대 초반이지만 8일 경기서 결승 2루타를 터트리는 등 서서히 감각을 올린다.
불펜이 구속과 구위를 올리는 페이스가 살짝 늦다는 평가지만, 장지훈, 서진용, 마무리 김택형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는 확고하다. 마운드의 경우 지난해 없는 살림서 플랜 C~D를 가동해온 덕분에 오히려 뎁스가 탄탄해진 느낌이다.
실제 김광현의 가세로 화룡점정을 이뤘다. 김광현은 9일 복귀전서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의 복귀전에 SSG랜더스필드에 구름관중이 몰렸다. 첫 등판서 잘 던진 이태양이 불펜으로 돌아갈 정도로, 이제 SSG 마운드는 양과 질 모두 우수하다.
전형적으로 잘 되는 집안이다. 크론은 "선발진이 항상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있고 불펜은 항상 막아준다. 그리고 타선은 필요한 점수를 뽑아주면서 잘 맞물려 돌아간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지금 우리 팀의 장점이다. 이기는 팀은 조화가 잘 맞는데, 우리가 그렇다"라고 했다.
'용진이 형' 정용진 구단주는 강화 SSG 퓨처스필드에 이어 SSG랜더스필드 덕아웃 및 클럽하우스 리뉴얼을 묵묵히 지원했다. 쾌적한 환경, 인프라에서 경기력이 잘 나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정 구단주는 9일 현장을 방문, 허구연 KBO 총재에게 덕아웃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경기 도중 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도 즐겁게 응하는 등 시종일관 밝은 모습이었다.
파죽의 개막 7연승. 요즘 SSG 모든 구성원은 싱글벙글이다. 그러나 시즌은 길고, 야구는 인생과 같아서 모든 팀에 업&다운이 번갈아 찾아온다. 다만, 개막 7연승이 SSG 선수들에게 '뭔가 해볼만 하다'는 긍정적 에너지를 가져다 준 건 확실하다.
SSG는 10일 인천 KIA전마저 잡으면 역대 개막 최다연승 2위 타이기록을 세운다. 김원형 감독은 "어느 코치, 감독이든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기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감독실에)들어와서 잠깐 복기하고 좋은 건 금방 잊는다. 어제까지 경기는 어제로 끝이다. 오늘은 새로운 시작이다. 오늘에 맞춰야 한다"라고 했다.
[SSG 선수들과 정용진 구단주.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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