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역시 대인배다."
'151억원의 사나이' 김광현(SSG)은 틈만 나면 KBO리그의 미래에 대해 걱정한다. 자신과 SSG의 야구가 잘 되는 걸 넘어 KBO리그의 판이 커지고, 흥행에 다시 불이 붙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한국야구의 미래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선수가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건 좋은 야구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메이저리그를 2년간 경험하면서 '팬 퍼스트' 마인드가 더욱 강화됐다. 올해 SSG는 김광현과 함께 'KK 위닝 플랜' 마케팅을 추진한다. 여기에 김광현은 직접 콘텐츠 제작에 일부 참여하려고 한다. 팬들 없이는, 정말 한국야구는 망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한편으로 젊은 선수들의 발굴과 성장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입단 인터뷰서도 오원석, 김건우 등 저연차 영건들을 아낌 없이 돌보겠다고 했고, 실제 추신수와 함께 덕아웃의 또 다른 리더가 됐다. 타 구단으로도 시선을 뻗는다. 대표적인 선수가 KIA 슈퍼루키 김도영이다.
김광현은 지난 9일 인천 KIA전서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공식 복귀전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런데 김도영의 데뷔 첫 안타 희생양이 됐다. 김광현은 경기 후 오히려 김도영을 치켜 세우는 발언을 하며 화제를 모았다.
실제 SBS스포츠와의 인터뷰서 "좋은 타자라고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왜 슈퍼루키인지 영상을 보니 알겠더라. 부담감이 많을 것 같다. 그걸 이겨내고 즐겁게 하면 좋겠다. 김도영이라는 선수를 보고 야구장을 찾아오는 팬이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했다.
심지어 "김광현과 김도영이 다시 맞붙는 멋진 장면을 보러 야구장에 찾아오면 좋겠다. 이런 선수가 큰 선수가 되면 될수록 야구 팬들이 즐거워할 것이다. 스타가 나와야 야구의 인기가 많아진다. 나 또한 최선을 다하겠다. 일부로 맞지 않았다. 다음에는 봐주지 않겠다"라고 했다.
김광현은 지면 매체들과의 인터뷰서도 이런 식으로 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을 접한 KIA 김종국 감독의 가슴에도 적지 않은 울림이 있었던 것 같다. 김 감독은 10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김광현의 투구내용과 클래스를 기본적으로 인정한다. 인터뷰를 봤는데 역시 대인배이고, 품격 있는 선수"라고 했다.
151억원, KBO리그 역대 최고몸값을 자랑하는 슈퍼스타가 SSG와 KIA의 맞대결이 아닌, KBO리그의 내일을 생각해 미래의 슈퍼스타에게 아낌 없는 격려를 했다. 이런 선수는 절대 흔하지 않다. 김도영은 김광현에게 생애 첫 안타를 뽑아낸 것도 기쁘겠지만,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더욱 큰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
역설적으로 왜 김광현이 151억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다시 증명했다. 그는 정말 KBO리그를 대표하는 큰 선수다.
[김광현(위), KIA 김종국 감독(아래).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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