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유진형 기자] 벚꽃이 피는 4월 부산의 야구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올 시즌은 '롯데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대호의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이다. 롯데 선수들은 이대호를 위해 이대호 손가락 세리머니를 팀 세리머니로 정해 선배의 마지막 시즌을 응원하고 있다.
마지막 소망으로 "한국시리즈에서 떠나고 싶다"라고 밝힌 이대호는 시즌은 앞두고 약 20㎏에 달하는 체중을 감량하며 롯데 팬들에게 잃어버린 가을야구를 되찾아주기 위해 준비했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이대호는 어느 시즌보다 타격 페이스가 좋다. 개막 이후 8경기에서 타율 0.323 안타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자신을 키워준 부산과 롯데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다던 이대호에게 1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끝내기 찬스가 왔다.
3-3 동점이던 9회말 1사 1.3루 영화 같은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사직야구장이 울릴 정도의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야구장의 모든 롯데 팬들이 일어서서 '오~ 롯데 이대호' 응원가를 함께 외쳤다. 육성 응원이 금지 되어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아무도 말릴 수 없는 분위기였다.
볼 카운트 투 스트라이크 원 볼 상황에서 이대호가 김강률의 136km 슬라이더를 밀어 쳤다. 타구는 오른쪽 선상을 따라 쭉 뻗어나갔고 이대호는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었다.
사직야구장이 들썩였고 야구장이 무너지는 듯한 함성으로 가득했다. 맞는 순간 김강률은 고개를 떨궜고 두산 더그아웃에서도 타구를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 끗 차이로 타구가 벗어나며 파울이 되었다.
이대호도 '이게 벗어나네'라는 표정으로 아쉬운 미소를 보였고 대기타석에 있던 한동희도 이대호에게 배트를 건네주며 함께 아쉬워했다.
팬들의 탄식과 아쉬움 속에 이대호는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공격을 끝냈고 결국 롯데는 연장 11회 정수빈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경기에 패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이대호는 밀티히트를 기록하며 롯데 팬들을 설레게 했다.
한편 올 시즌 롯데는 매 경기 선발 라인업이 바뀌며 한층 두꺼워진 선수층을 토대로 세밀하면서도 끈질긴 경기를 하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 반즈는 2경기를 통해 팔색조 투구로 리그 최상급 선발투수임을 입증했고 부상에서 돌아온 스파크맨도 152km 강속구를 앞세워 4이닝 무실점 투구로 KBO리그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마차도가 떠난 유격수 자리는 박승욱과 이학주가 경쟁하고 10여 년 동안 손아섭이 책임졌던 우익수 자리는 조세진, 고승민 등이 번갈아가며 출전하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서튼 감독은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 기쁘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 팬들도 이대호의 바람대로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이대호의 은퇴경기를 한국시리즈에서 보기를 희망하고 있다. 영구결번을 예약한 '롯데 최고의 타자' 이대호가 현역으로 뛰는 마지막 시즌 후배들과 함께 마지막 소망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직야구장을 들썩이게 한 롯데 이대호.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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