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너무 잘해주고 있다."
SSG 포수 이재원은 지난 2년간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렸다. 2020시즌에는 타율 0.185에 2홈런 21타점에 부상으로 80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1시즌에는 0.280을 쳤으나 3홈런 30타점은 역시 명성과 어울리지 않았다.
올해도 출발이 좋지 않다. 7경기서 22타수 4안타 타율 0.182 3타점 2득점이다. 저연차 시절 '좌완투수 킬러', '공격형 포수'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한 수준에 이르렀다. 단지 SSG에 시즌 초반 미친 타자가 워낙 많기에 티가 나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김원형 감독은 그런 이재원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10일 인천 KIA전을 앞두고 "너무 잘해주고 있다. 작년에도 잘했고, 올해 본인이 주가 돼 투수들에게 무조건 '따라오라'가 아니라, 팀의 일원으로서 투수들에게 신뢰를 받는다. 책임감을 갖고 잘 리드해주고 있다. 볼배합에 대해선 1도 개입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SSG 마운드도 시즌 초반 극강이다. 개막 8연승을 달리는 동안 팀 평균자책점 1.97이다. 윌머 폰트~노경은~이반 노바~오원석~이태양~김광현으로 이어지는 선발투수들이 눈부신 호투를 했다. 잘 던진 이태양이 불펜으로 빠질 정도다. 선발투수들의 완벽투에 가렸을 뿐, 장지훈~서진용~김택형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도 건재하다.
김 감독은 이재원이 투수들의 조력자로서 타격부진을 상쇄할 정도의 역량을 발휘한다고 본다. SSG는 작년 5강 경쟁서 한 끗 차이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재원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분발하며 팀에 적지 않은 시너지를 냈다고 해석했다.
올해는 포수로서 투수들을 더 편안하게 해준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홈런 맞아도 될 상황에선 볼넷을 주지 말고, 1점을 안 줘야 할 때는 너무 쉽게 상대하지 말라는 말만 했다. 어려운 얘기인 것 같아도 단순하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선발진의 줄부상으로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힘들었던 시기에 이런 뉘앙스의 얘기를 몇 차례 했다. 애버리지가 떨어지는 투수들을 이끄는 포수들이 좀 더 상황에 맞는 볼배합과 리드를 해달라는 의미였다.
예를 들어 경기 초반, 혹은 스코어가 크게 벌어질 때는 한 방을 맞더라도 볼넷으로 주자를 쌓아두지 말고, 박빙 승부서 중심타자를 만나면, 심지어 위기서 1루가 비어있다면 피해가는 승부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이재원이 이걸 못 했다는 게 아니라, 좀 더 영리한 판단과 승부를 해달라는 바람이었다.
8경기서 평균자책점 1.97은 사실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표본이 아직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 시선에 이재원과 투수들의 호흡은 한창 단단해졌다. 김 감독은 "재원이도 그렇고 우리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물론 이재원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관건은 방망이다. 남은 경기는 많고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이재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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