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 시즌 KBO리그의 화두는 변화된 스트라이크존이다. KBO는 지난해 10월 "야구 팬들에게 더 깊은 재미를 전달하고 더 신뢰받는 리그로 발전하기 위해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평가 기준을 개선한다"며 "타자의 신장에 따른 선수 개인별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심판진은 겨우내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 훈련을 가졌고, 1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지를 돌며 신규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그리고 선수들 또한 시범경기를 통해 변화된 스트라이크존을 몸소 체험했다.
투수들은 스트라이크존 변화로 던질 곳이 많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반면 타자들은 혼란스럽다. 특히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존을 정립한 베테랑 선수들이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에 아직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투수들은 볼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어진 반면, 타자들은 당황한 표정을 지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벌써 퇴장 선수도 나왔다. 지난 5일에는 고척스카이돔에서는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가 스트라이크존 항의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용규는 9회말 1사 1루에서 함덕주(LG 트윈스)가 던진 6구째 138km 직구가 스트라이크 선언을 받자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용규는 주심을 향해 직접적인 항의를 하지는 않았지만, 배터박스에 방망이를 내려둔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무언의 항의였다. 결국 이용규는 퇴장 조치됐다. 홍원기 감독은 이튿날 "논란을 예상했다"며 "일관성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스트라이크존에 아쉬움을 드러낸 선수는 이용규뿐만이 아니다. 지난 8일 두산 베어스 양석환이 2회초 1사 2루에서 나균안(롯데 자이언츠)이 던진 4구째 140km 몸쪽 낮은 공에 삼진콜이 들리자 곧바로 최수원 주심에게 항의를 펼쳤다.
KBO가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항의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만큼 퇴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 양석환은 아쉬움을 표현했고, 항의는 길어졌다. 하지만 김재환이 양석환을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내며 다행히 퇴장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생각보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심판들마다 존이 똑같다고 볼 수는 없다. 선수들도 본인이 생각했을 때 안 줘도 되는 것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을 때 예민한 것 같다. 확 넓어졌다고 느껴지지는 않지만, 정규시즌에 들어가니 선수들이 예민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항의에 대한 손해는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것이 김태형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항의를 해봐야 본인이 손해다. 팀 분위기에 따라 나와야 할 때가 있지만, 될 수 있으면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스트라이크존이 변한지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충돌이 나오고 있다. 물론 존의 변화가 있기 전에도 항의는 존재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퇴장 선언이 더욱 빈번하게 나올 수 있다.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이 무사히 리그에 적용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 두산 베어스 양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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