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힘찬 시구였다.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선 특별한 경기가 열렸다. 이마트배 고교야구 결승, 장충고와 북일고의 맞대결이 진행됐다. KBO리그 SSG 랜더스의 홈구장에서 고교대회 결승이 열린 건, 정말 보기 드문 일이다.
이 대회는 작년까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였다. 그러나 올해부터 이마트배로 바뀌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SSG 정용진 구단주가 아마추어 야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대회 개최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등 떠밀려서 한 게 아니다. 정 구단주는 지난해 프로야구판에 뛰어들면서 아마야구까지 살리고 싶어하는 진심이 가득했다는 후문이다.
정 구단주는 SSG 랜더스를 신세계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과 연결시키려고 한다. 40년간 몸 담았던 기존 회원사들도 해내지 못했던 일에 도전장을 던졌다. 비즈니스 예측모델은 계산돼있는데, 야구 그 자체는 비즈니스 영역과 성격이 약간 다르다.
인천 야구 소비자들을 SSG 팬으로 더 끌어들이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고 있고, 나아가 아마추어야구의 뿌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 중요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야구에 대한 애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SSG는 결승에 앞서 장충고와 북일고 선수들에게 리뉴얼한 랜더스필드 견학을 시켜줬다. 유망주들에게 '너도 여기서 야구할 수 있어'라며 제대로 동기부여를 시켜줬다. 랜더스필드를 확인한 두 팀 선수들은 훗날 프로에 진출해 당당히 랜더스필드의 럭셔리한 쇼파 의자에 앉고, 사우나에 몸을 담그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이 역시 정 구단주의 전폭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정 구단주는 대회 호스트 자격으로 결승 시구에 나섰다. 경기 전 시구 연습까지 했고, 제법 능숙한 폼으로 공을 던져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경기 후 우승팀 북일고와 준우승팀 장충고에 시상을 했다. 두 학교 선수들에게 아낌 없이 격려했다. 북일고가 장충고에 8-3으로 이기고 우승했다.
이런 게 현장경영이자 한국야구를 위한 투자다. 야구 팬들도 즐거워하지 않았을까. SSG와 용진이 형이 의미 있는 일을 했다.
[정용진 구단주의 시구.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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