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유진형 기자] '한번 걸리면 넘어가긴 하는데...'
홈런을 바탕으로 장타를 때려내는 능력이 있지만 그건 공이 배트에 맞았을 때 가능한 일이다.
팀의 공격을 책임져야 할 외국인 타자가 개막 10경기만에 고의사구 굴욕을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롯데 DJ 피터스(27)는 개막 이후 10경기동안 타율 0.113 4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일 경기 이후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며 부진에 빠져있다. 특히 30타수중 볼넷이 5개인 반면 삼진을 12개나 당하며 공격의 흐름을 끊고 있다.
롯데는 팀타율이 3위지만 피터스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득점권 타율은 9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롯데 피터스가 고의사구 굴욕을 당했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산 이영하는 6회말 0-2로 뒤진 상황 2사 2루에서 전준우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피터스와 승부했고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실점 위기였다고는 하지만 6회 2사에서 국내 타자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외국인 타자와의 승부를 선택했다는 건 롯데 입장에서 그리 기분 좋은 장면은 아닐 것이다.
롯데는 스토브리그에서 수비의 핵심이었던 유격수 마차도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고 202cm, 109kg 건장한 체격에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파워를 갖춘 중견수 피터스를 영입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70경기 13홈런을 때릴 만큼 파워만큼은 검증된 선수다. 발로 빠른 편이고 수준급 수비력을 갖춰 넓어진 사직구장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라고 평가받았다. 실제로 NC와 경기에서는 호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컨택 능력이 문제였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컨택 문제를 가지고 있었으며 유망주 시절 평가에서도 컨택만큼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볼넷과 삼진을 비율(BB/K)이 마이너리그에서는 0.33이었고 메이저리그에서는 0.15였다. 150km 이상의 빠른 공에 약점이 있다는 평가다.
이날 경기에서도 두산이 전준우를 거르고 피터스를 선택한 건 약점이 명확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피터스는 타구 방향이 좌측으로 집중되는 극단적인 당겨치기형 선수다. 몸 쪽 공은 당겨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바깥쪽 떨어지는 낮은 변화구에는 약점이 있다.
이영하, 박세혁 배터리는 몸 쪽 빠른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승부구는 바깥쪽 변화구를 선택하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롯데도 피터스의 약점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미국보다 평균 스피드가 느린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영입한 선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서튼 감독도 "피터스는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다.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 리그와 투수들에 대한 조언을 준다면, 피터스가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받아들이는 태도도 좋아서 기대를 하고 있다"라며 "분명 경험이 쌓이면 좋은 타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확신했다.
피터스는 신체조건부터 마이너리그 성적까지 지난 시즌까지 NC에서 뛰었던 알테어와 아주 흡사하다. 두 선수 모두 외야 포지션이며 30개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파워를 가지고 있고 도루 능력도 있다. 그리고 삼진이 많은 스타일도 비슷하다. 하지만 알테어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지난 2년간 맹활약하며 NC의 창단 첫 우승에 힘을 보탰다.
롯데는 젊은 나이에 빅리그에서 한 시즌을 보낸 후 바로 KBO에 도전한 피터스가 '롯데의 알테어'가 되어 공.수.주에서 맹활약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과연 피터스가 KBO리그 적응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한 단계 성숙한 타자로 롯데의 잃어버린 가을야구를 되찾아 줄 수 있을까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롯데 피터스.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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